영남대, 세포자살 중 발생하는 DNA 잘림 현상 분자수준으로 최초 규명

영남대는 박현호 화학생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포자살(아팝토시스:Apoptosis)' 현상 중 발생하는 DNA 잘림 현상을 분자수준으로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세포자살'은 다세포생물 세포의 계획된 자멸 현상으로 정상적인 발생, 면역반응, 세포의 항상성유지 등에 필수적인 현상이다. 세포자살 현상이 잘못 조절되면 암, 퇴행성 질환, 면역 질환 등 치명적인 인간 질병을 유발한다.

박현호 영남대 화학생화학부 교수
박현호 영남대 화학생화학부 교수

자살하는 세포에서는 세포 내 DNA가 180bp(base pair, 염기쌍) 정도의 크기로 빠른 시간에 정확히 잘리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이 과정에서 DNA를 자르는 효소인 DFF(DNA Fragmentation Factor)가 발견되었지만, 어떻게 DFF 효소가 세포자살 과정 중 빠르고 정확하게 180bp씩 DNA를 자르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엑스레이 결정학과 전자현미경 및 다양한 세포생화학적 기법을 이용해 DFF의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IDE 도메인'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DFF에 속해있는 'CIDE 도메인'을 매개로 나선형 필라멘트를 형성하고, 이는 DFF 효소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DFF가 나선형 DNA를 둘러싸서 DNA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180bp로 자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는 세포자살 과정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독특한 메카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세포자살과 관련한 후속 연구에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NAS)이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PNAS'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