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간 이해진, 세계적 AI 연구소 'XRCE' 인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해 유럽 시장 공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전자신문DB>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해 유럽 시장 공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전자신문DB>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미국 사무기기 제조업체 제록스로부터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했다고 네이버가 27일 밝혔다. 이 조직은 유럽 중심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를 담당한다. 사원협의회가 인수 협약을 최종 승인했다. 남은 인수 절차에 따라 올해 3분기 안에 인수를 완료한다.

이 창업자가 3월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유럽으로 건너간 뒤 이뤄진 첫 기업 인수다. 네이버는 제록스 분리 과정에서 시장에 나온 XRCE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기술 확보를 위해 뛰어든 다른 글로벌 기업과 경쟁, 최종 인수를 확정했다.

네이버는 AI 부문 기술 인력을 확보, 해당 부문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XRCE는 1993년 설립된 첨단 기술 연구 센터다. 프랑스 그르노블 지역 외곽에 자리 잡았다. AI, 머신러닝(기계학습),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미래 기술 분야를 20년 이상 연구했다. AI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다. 75개 이상 유명 콘퍼런스, 학술지, 학회에 AI 관련 기술 논문을 발표했다. 2005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센터는 2013년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뽑은 '혁신 기업 50'에 선정됐다. 인수 뒤 XRCE 소속 연구원 80명은 네이버랩스 소속으로 연구를 이어 간다. 네이버와 제록스는 제록스가 보유한 기존의 XRCE 지식재산권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네이버 연구 자회사 '네이버랩스'와의 시너지 창출도 도모한다. AI, 자율 주행, 로보틱스 등 네이버랩스 핵심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두 기관 모두 AI,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생활환경 지능 구현 핵심 기술과 연구 주제를 연구해 왔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XRCE는 세계 유수의 연구진이 포진한 제록스 주요 연구소”라면서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 XRCE의 높은 AI 연구 성과를 네이버랩스 생활환경 지능 기술 연구에 더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인수한 XRCE 전경<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인수한 XRCE 전경<사진 네이버>

이번 인수전에는 이해진 창업자가 직접 개입했다. 이 창업자는 지난 16일에는 자회사 라인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육성 기관 '스테이션F'에 스타트업 육성 공간 '스페이스그린'을 열었다. 이를 통해 유럽 진출 밑바탕이 되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스페이스그린은 80석 규모로, 네이버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한다. 다양한 스타트업 교류도 활성화한다. 이미 지난해에 코렐리아 캐피털에 라인과 함께 5000만유로씩 모두 1억 유로를 출자,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프랑스 음향 기술 기업 드비알레에도 투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럽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된 데다 인터넷 이용률도 높은 주요 시장”이라면서 “유럽의 역량 있는 스타트업과 손잡고 생태계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유럽 진출 동향>


네이버 유럽 진출 동향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