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양자산업, 별들의 전쟁 시작됐다

양자는 기존 컴퓨팅 기술 체계를 완전히 바꿀 컴퓨팅 혁명 요소 기술을 품고 있다. 초연결 시대에 들어간 인류에게 미칠 영향은 가늠조차 어렵다.

1900년 막스 플랑크의 양자물리학 발견 이후 100여년 동안 잠재해 있던 양자 정보 기술이 최근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다. 세계 각국에서 양자 정보 기술 연구 성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불가능으로 여겨 온 양자 산업이 현실화되면서 기술 진화에 가장 민감한 보안 기술 분야는 비상이 걸렸다. 현재 정보통신기술(ICT) 보안의 기반인 공개키암호체계(RSA)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RSA 알고리즘은 슈퍼컴퓨터로도 수천 년이 걸리는 어려운 수학 문제에 의존한 방식이다. 초고속 병렬 연산이 가능한 양자컴퓨터는 이 문제를 단 몇 시간이면 풀 수 있으니 더 이상 기존의 암호 체계는 무의미해진다. 결국 기존의 보안 체계 붕괴 무기인 양자컴퓨터를 막아 낼 수 있는 것은 양자 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그 무엇일 수밖에 없다. 양자 산업을 놓고 글로벌 기술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국가 차원은 물론 구글과 IBM 등 글로벌 개별 기업도 양자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버테러국으로 지정된 북한까지 양자 정보 기술 상용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는 등 국가 사이버 안보에 잠재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SK텔레콤, KT, 삼성전자가 양자 산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기업의 행보는 다행스럽지만 정부 차원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양자 산업의 성공 사례가 없다고 판단, 좌고우면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뒤늦게 출발한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은 글로벌 ICT 경쟁력에서 아직은 비교 우위로 평가된다. 그러나 양자 산업을 둘러싼 별들의 전쟁에서 낙오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