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인물포커스] 원용선 명인이노 대표 “빅데이터·딥러닝 하드웨어 수요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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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선 명인이노 대표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장사를 하면서 연매출 400억 규모의 회사를 일군 자수성가형 CEO이다.
<원용선 명인이노 대표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장사를 하면서 연매출 400억 규모의 회사를 일군 자수성가형 CEO이다.>

“얼떨결에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용산상가에서 일을 했지요.”

원용선 명인이노 대표는 용산상가에서 장사를 하면서 연매출 400억 규모의 회사를 일군 자수성가형 CEO이다. 그는 1990년 후반 용산상가에서 우연히 장사를 시작한 게 20년 가까이 사업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한다. 원 대표는 대학졸업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 용산전자상가에서 PC 부품 유통 판매를 시작했다. IMF시절이지만 당시 용산전자상가의 PC 부품 경기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다. 그는 용산전자상가에서 PC부품을 사서 판매하는 이른바 ‘시장 유통’ 일을 하면서 돈을 조금씩 모았다. 장사 경험이 없는 그가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일푼인 원 대표에게 매장과 판매 아이템을 제공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지인들의 도움에 힘입어 그가 용산전자상가에 설립한 회사가 명인일렉트로닉스다. CPU, 메모리, 디스크 등 PC부품들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다. 명인일렉트로닉스가 성장하자 그는 시스템사업부를 분사, 독립시킨다. 이 때 탄생한 회사가 명인이노다. 명인이노는 서버, 스토리지 등을 제조 판매한다. 원 대표는 현재 명인일렉트로닉스와 명인이노 2개의 법인에 시스템, B2B, 유통 등 3개의 사업부 체제를 갖추고 있다.


◆‘신뢰’는 회사 존립의 핵심 키워드

원 대표는 용산에서 유통사업을 하면서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2001년 무렵 한 업체로부터 PC부품을 대량 수주했는데, 그 회사가 부품 구매를 2달 정도 미루면서 CPU, 메모리 등 부품가격이 폭락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 충격으로 명인일렉트로닉스가 문을 닫을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원 대표는 용산시장에서 탈피해 인텔, IBM, HP, 델EMC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하게 된다. 명인 자체 브랜드인 ‘엠트루(MTrue)’가 등장하게 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엠트루는 내구성(Tolerance)과 신뢰성(reliance)으로 고객(u you)에게 감동(emotion)을 주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명인이노가 자랑하는 엠트루 제품군은 다양하다. 워크스테이션을 비롯해 하드랙, 쿨러, 컨버터, 산업용SSD 등 각종 제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명인이노는 이처럼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면서 자사의 브랜드 네임은 물론 제품의 부가가치도 한층 높이고 있다.

엠트루에는 원 대표의 경영이념이 그대로 녹아있다. 원 대표는 특히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한다. 명인이노의 ‘정직 약속 책임 배려’라는 사훈도 고객과의 신뢰에 기초한다.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회사는 존립할 수 없다는 게 원 사장의 지론이다. 그동안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온 것도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책임과 약속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원 대표는 말한다.

원용선 명인이노 대표
<원용선 명인이노 대표>




명인은 명인일렉트로닉스와 명인이노를 합친 매출이 지난 2005년 200억원에서 2014년에는 두배 성장해 400억원을 달성했다. 2015년에는 연매출 4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경기침체 여파로 매출이 다소 위축됐다. 원 대표는 “지난해 대기업들이 컴퓨터 장비 증설을 줄이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엠트루 브랜드 인지도 확산과 함께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도래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4차 산업은 이미 실생활에 다가와 있습니다. 지능형 개인비서, 자율주행, 무인편의점 등의 등장으로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주변에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원 대표는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위한 컴퓨팅 하드웨어 수요가 올해부터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자식에게 회사 대물림할 생각없어

“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려고 합니다. 등산과 해외 워크숍, 야유회 등을 통해 직원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팀웍을 다져 나가고 있습니다.”

원 대표의 소통과 스킨십 문화는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이직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원 대표는 명인이라는 조그만 조직 안에서 직원들이 가정을 꾸리고 2세를 맞이하며 집을 장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회사 성장을 위해 힘써온 직원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현재 3개의 사업부를 분사시키는 일이다. 각 사업 본부장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자식에게 회사를 대물림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직원들과 같이 상생해서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겠다는 생각이다.

원 대표는 한때 SW솔루션 사업을 하다가 중단한 아픈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명인은 SW 보다는 HW에 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명인의 강점을 살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체 브랜드인 엠트루에 맞는 다양한 HW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나가겠다는 게 원 대표의 복안이다.

김영민 기자 y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