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분자 소자 구현 원리 규명... 차세대 유기소자 개발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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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총장 신성철)이 10년 이상 나노분야 난제로 남아있던 단일분자 소자의 계면 특성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단일분자 소자의 신뢰성을 높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바이오센서, 유기태양전지 등 분자가 모인 유기소자 특성 조절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KAIST는 김용훈 EEWS 대학원 교수팀이 단일분자 전자소자의 금속전극-분자 계면 원자구조, 소자특성을 전산모사 및 실험으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금속전극 접합 원자구조, 반응 외력이 전도도를 변화시키는 패턴
금속전극 접합 원자구조, 반응 외력이 전도도를 변화시키는 패턴

단일분자 전자소자는 기존 실리콘 대신 미세한 분자를 단위체로 구현한 소자다. 나노미터(㎚) 크기의 분자를 이용, 저렴한 가격으로 고집적 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 차세대 반도체 소자 후보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소자 구현에 필수적인 계면 특성 구현이 이뤄지지 않았다. 분자소자로 나타낼 수 있는 전류 값의 개수, 크기, 원인 등이 지금껏 미지수로 남았다. 분자 전자소자는 크게 분자, 전극, 연결자로 구성되는데 이들의 원자구조 및 특성을 알아낼 수 없었다. 소자의 전류 값을 예측할 수 없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단일 분자 소자가 구현되는 과정을 슈퍼컴퓨터로 재현했다. 알켄 분자, 금(Au) 전극, 연결자인 황(S) 원자를 활용해 단일분자 소자가 각기 다른 전류값을 가지는 '다중 전도도' 현상을 확인했다.

오사카 대학연구팀과 협업해 재현 결과를 뒷받침하는 실험도 이뤄졌다. 원자구조를 잡아 끄는 '인장실험'으로 금속전극의 결합, 원자구조에 따라 전도도가 변하는 것을 입증했다. 황 원자 주변에 금 원자가 세 개가 되면 전도도가 증가했다. 인장 속도를 높여 금 원자가 하나로 줄어들 경우는 전도도가 변하지 않았다. 더욱 인장될 때는 전도도가 감소했다.

단일분자소자의 계면 특성을 규명한 KAIST 연구진. 왼쪽부터 김한슬 박사, 김후성 박사과정, 김용훈 교수.
단일분자소자의 계면 특성을 규명한 KAIST 연구진. 왼쪽부터 김한슬 박사, 김후성 박사과정, 김용훈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단일분자 전자 소자가 현실화되는 시점을 크게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자들이 모여 이뤄진 유기소자 특성 예측도 훨씬 수월해진다. 앞으로는 다른 원자, 금속전극을 활용해 연구 범위를 확장한다.

김용훈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기존에 불가능했던 단일분자 소자의 계면 특성을 파악하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OLED, 바이오센서, 유기태양전지 등 다양한 유기소자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