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트8은 '와이옥타' 빼고 '필름' 터치로

삼성전자가 3분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8(가칭)'에 '와이옥타' 대신 필름 기반 터치 기술을 도입한다. 와이옥타는 노트7에서 처음 시도된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트8에 애드온(add-on) 타입 터치를 접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드온 터치는 플라스틱 소재 필름 위에 전극을 형성하고 이를 디스플레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이를 구현할 관련 부품과 소재 업체를 선정했고, 양산·공급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됐던 노트7에서 와이옥타를 처음 상용화했다. 와이옥타는 디스플레이 내부에 터치 전극을 형성하는 것으로,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곧바로 터치 기능을 구현하기 때문에 별도 터치 부품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게 장점이다.

외부에서 부품을 조달할 필요가 없어 전보다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고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다만 패널 제작과 터치 기능을 한 공정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수율이 낮을 경우 손해가 클 수 있다.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문제로 단종되면서 와이옥타 기술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올해 초 다시 부활했다. 5.8인치 갤럭시S8 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 방식으로 제작돼 와이옥타 기술의 본격 확산이 기대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노트8에서 와이옥타가 아닌 기존 방식이던 필름 터치로 돌아갔다.

스마트폰 터치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터치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이 필름 타입 터치로 회귀한 건 와이옥타 디스플레이의 생산 규모가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옥타 기반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만들고,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중에서도 A3 라인에서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대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8 물량을 소화하느라 생산라인에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갤럭시노트7 실패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갤럭시노트7 사고 원인은 배터리에 있었고, 터치와는 직접 연관이 없지만 명예회복이 절실한 모델인 만큼 신중을 기했다는 주장이다.

갤럭시노트8은 8월 양산이 시작된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모듈 등 일부 부품은 이미 생산에 들어갔다. 갤럭시노트8 디스플레이 크기는 6.3인치로 알려졌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