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 대통령 취임 2개월, 발도 못뗀 새 정부

[사설]文 대통령 취임 2개월, 발도 못뗀 새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2개월을 넘겼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이날 문 대통령 앞에 국회란 벽이 한층 더 높게 쌓였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유일한 위안이었을 뿐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위해 모인 국회 의장과 4당 원내대표 회동도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도 송부 시한인 이날까지 처리되지 못했다. 야당의 반발이 거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도 정국 분위기만 놓고 볼 땐 처리 날짜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문 대통령이 국회 처리 3대 현안인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개편안, 내각 승인에 들이는 공을 전체 10으로 할 때 각각 5·3·2 정도를 쏟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추경은 일자리와 함께 새 정부 출범의 상징성을 부여한 사안이다. 또 정부조직개편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아무리 일을 하고 있는 정부라 하도라도 사실상 새 출발의 합법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국무위원 구성도 한시가 급하다.

이렇게 갈 길 바쁜 문 대통령에게 여소야대 정국은 정말 참기 어려운 고통일 것이다. 선거 공약 때부터 '협치'를 약속하고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그 약속을 독단으로 하루아침에 갈아엎을 수도 없는 일이다.

말한다면 문 대통령과 여소야대 국회의 험난한 공생은 새 정부의 출발 이전부터 잉태된 '숙명'이나 '운명'이라 할 수 있다. 지금처럼 취임 2개월이 아니라 1년, 2년이 가도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새 정부의 의욕이나 비전, 로드맵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 기술'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묘한 술수나 음모로 문제를 풀어 가는 옛 정치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환경에 맞는 정치 모델을 찾고 실천하는 일이다. 대통령 취임 3개월을 맞기 전에 이 방법을 빨리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