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체내 활성 산소를 줄이는 나노입자를 개발해 패혈증 치료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매년 전세계 530만명에 달하는 폐혈증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세리아-지르코니아(CeZrO₂) 나노입자를 합성, 동물실험에서 패혈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패혈증은 신체가 바이러스, 세균에 의한 염증에 과민반응 해 생긴다. 장기 부전을 불러 치사율이 매우 높다. 국내 패혈증 환자 사망률은 약 31%다. 활성산소(대사 산화 과정으로 만들어져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소)를 줄이는 것이 치료법이지만,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리아(산화세륨) 나노입자의 항산화 기능에 주목했다. 항산화 기능을 극대화 하면 패혈증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르코늄 이온과 결합시켰다. 그 결과 활성산소 제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세륨 3가 이온(Ce³+)'의 비율이 약 2배 가량 높아졌다. 유지력도 길어졌다. 합성 나노입자를 체내에 한 번 주입하면 반영구적인 항산화제 작용을 한다.
성과는 동물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급성 패혈증을 유발시킨 쥐에 합성 나노입자를 투여하자 장기 손상이 크게 억제됐다. 감염 2주 내 생존율이 약 2.5배로 높아졌다.
연구팀은 나노입자의 자체 특성인 생체 독성을 최소화 해 실제 임상 적용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관련 기술의 국내 특허 등록, 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앙게반테 케미' 온라인판 7월 5일자에 '가장 주목받는 논문'으로 선정·게재됐다.
현택환 단장은 “수요가 큰 임상 분야에 나노기술을 접목해 큰 연구성과를 거뒀다”면서 “세리아-지르코니아 합성 나노입자가 빠른 시일 안에 패혈증 환자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