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추돌방지장치 의무화도 서둘러야

대형차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인명 피해 사고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사고는 대형버스·트럭 등 업무상 장시간 운전하는 차량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언론의 관심은 운전자가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지 과도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등 운전자 업무 환경에 쏠렸다.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다. 기술은 속속 개발되고,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른 것도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방추돌방지장치(FCWS)다. 이미 고급승용차에는 일반화돼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졸음운전으로 인해 아까운 생명을 잃는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8일부터 차로이탈경보장치(LDWS) 장착을 의무화한다.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대형 화물트럭·버스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차로이탈경보장치 장착 의무화'만으로는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분석에 따르면 후방 추돌사고의 약 40%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다. 또 전체 교통사고의 약 74%가 사고 발생 3초 전의 부주의한 상황에서 일어났다. 차로 이탈 사고는 12%에 불과했다. 즉 차로이탈경보장치보다 전방추돌방지장치가 더 시급하다는 결론이다.

기술은 사람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자율주행차도, 전방추돌방지장치도, 차로이탈경보장치도 모두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 만든 자동차가 흉기가 되지 않도록 보완하기 위해 이미 완성한 기술이다. 기술은 있지만 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국민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전방추돌경보장치 의무화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