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만, 영사기 없는 영화관 최초 상용화..."글로벌 상영관 10% 대체할 것"

English Translation

시네마 LED 스크린 상영관 설치...하만 사운드기술 접목

삼성+하만, 영사기 없는 영화관 최초 상용화..."글로벌 상영관 10% 대체할 것"

삼성전자와 하만의 기술이 만나 영화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120여년 동안 명맥을 이어 온 영사기(프로젝터) 방식에서 벗어나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서 직접 영상을 보여 주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세계 영화 상영관의 10%를 LED 스크린으로 대체할 것이란 계획을 내놨다.

13일 삼성전자는 롯데시네마와 함께 롯데시네마 잠실월드타워점에 '시네마 LED'를 설치한 영화 상영관 '슈퍼S'를 첫 공개했다. 시네마 LED는 TV 화면처럼 LED 스크린에서 직접 영상을 보여 준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1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화 상영관 'SUPER S'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된 '시네마 LED'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1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화 상영관 'SUPER S'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된 '시네마 LED'를 소개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영사기가 필요없는 '시네마 LED' 스크린을 상용화했다”면서 “삼성전자가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 현장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기존의 영화 상영관은 디지털 빔 프로젝터로 흰색이나 회색 스크린 막에 영상을 비췄다. 1985년 필름 영사기를 시작으로 디지털, 레이저 프로젝터로의 기술 발전은 이뤘지만 영사기로 스크린에 영상을 비춘다는 개념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영사기는 극장 내부가 어두워야만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빛이 밝지 않다. 렌즈를 통해 영상을 확대하기 때문에 주변부의 왜곡 현상도 발생한다.

4K(4096×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시네마 LED는 영사기의 한계를 극복했다. 영사기 대비 10배 이상 향상된 밝기를 자랑한다. 암실뿐만 아니라 밝은 공간에서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 대회 등 각종 이벤트에 활용할 수도 있다.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기술을 적용, 명암비가 대폭 향상된 HD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영사기를 제외한 영화 장비로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시네마 표준 규격인 'DCI' 인증도 획득, 100% 색 표현이 가능하다. 롯데시네마에 적용한 시네마 LED는 가로 10m, 세로 5.4m 넓이로 세계 영화관 스크린 2대 가운데 1대가 채용한 크기다.

하만 음향 기술도 녹아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후 시네마 LED를 만들기 위해 하만과 지속 협력했다. 기존의 상영관 중심부에서만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던 것과 달리 어떤 자리에서도 생생한 음향을 경험하도록 했다. 하만 JBL 스피커를 설치하고, 하만 사운드 전문가가 튜닝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1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화 상영관 'SUPER S'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된 '시네마 LED'를 통해 최근에 개봉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1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화 상영관 'SUPER S'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된 '시네마 LED'를 통해 최근에 개봉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롯데시네마는 롯데월드타워 잠실점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에 시네마 LED를 적용한 '슈퍼S' 상영관을 확대한다.

롯데시네마는 삼성전자와 협의, 규모에 맞는 영화관을 전국 랜드마크 롯데시네마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롯데시네마뿐만 아니라 국내외 사업자와 협력, 세계 영화관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네마 LED를 적용한 상영관을 열기 위해 업무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김석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2015년에 미국 상업용 LED 전문업체(예스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이후 시네마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내부에서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2020년까지 세계 상영관 가운데 10%를 시네마 LED로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는 “슈퍼S는 영화 상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서 “앞으로도 삼성과 적극 협업, 높은 기술력을 영화 산업에 접목시켜서 더 나은 영화 관람 환경과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