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리튬이온' 개발 뜨겁다…"우리도 전략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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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리튬이온'을 노리는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차전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현재 주류를 이룬 리튬이온전지는 성능 향상에서 한계에 다다랐다. 안전성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전지 업체를 비롯해 글로벌 가전·자동차업체 등 산업계와 대학, 연구소까지 차세대 전지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리튬이온전지는 1991년 일본 소니가 첫 개발해 상용화한 이후 20여년 동안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 조성 변경 등으로 수차례 개선을 이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와 성능 향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또 액체 또는 젤 타입 전해질을 쓰는 리튬이온전지는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질 경우 발화 위험성이 높아진다.

'포스트 리튬이온' 개발 뜨겁다…"우리도 전략 대응 필요"

앞으로 5~7년 내 리튬이온전지 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현재 기술 기반으로는 눈에 띄는 성능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가 차세대 전지 개발에 눈을 돌린 것이다.

차세대 이차전지 후보군으로 꼽히는 기술은 전고체전지, 리튬황전지, 리튬에어전지, 나트륨·마그네슘 이온 전지 등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전고체전지다.

전고체전지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 기존의 액체 전해질에 있는 발화 위험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리튬이온전지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 전해액이 외부로 새어 나오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화하는 것과 달리 외부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전해질의 유출이나 폭발 위험성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고온이나 고전압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다만 고체 전해질의 특성상 액체보다 이온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리튬이온전지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 확보가 어렵다. 용량 면에서는 기존 전지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수명 늘리기에는 난제다.

전고체전지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업체 가운데 하나는 일본 토요타다. 내부로 200여명의 기술 개발 인력을 확보, 도쿄공대 등과 함께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리튬이온전지보다 3배 성능을 내는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기도 했다. 토요타는 순수 전기차 시장에 다소 늦게 진입했지만 전고체전지 기술을 선점하면 안전성과 장거리 주행 성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중국 CATL도 2023년 양산을 목표로 2015년부터 중국과학원과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소니 전지 사업을 인수한 일본 무라타는 자사가 보유한 세라믹 적층 기술과 소니 소재·전지 공정 기술을 접목, 전고체전지 개발에 땀을 흘리고 있다.

무선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은 지난 2015년 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삭티3(Sakti3)를 인수했다. 자동차 부품·전동공구 업체 보쉬 역시 고체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시오(Seeo)를 인수했다.

글로벌 소형 배터리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업체도 전고체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세부 기술 수준을 공개하기에는 극도로 꺼리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13년 전고체전지 시제품을 공개하며 개발을 공식화했지만 당초 목표와 달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전시회에선 관련 시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도 전기차 배터리 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 배터리선행개발팀을 중심으로 전고체전지를 개발하며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가전 업체들까지 차세대 전지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전기차와 무선 가전제품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내재화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마다 차세대 전지 시장을 바라보는 입장은 미묘하게 다르다.

리튬이온전지 시대에 주도권을 놓친 자동차 업계는 차세대 전지 기술 확보에 더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전지 업체와 협업하지 않고 독자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에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아직 제대로 된 흑자 구조를 만들지 못한 전지업계는 차세대 전지에 다소 보수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한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전고체전지가 개발된다면 일대 혁신이겠지만 현실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어 상용화가 쉽지는 않은 상태”라면서 “리튬이온전지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고, 기술 개발과 실제 제품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까지 앞으로 5~10년이 더 소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고체전지가 가장 유력한 차세대 전지 후보군으로 꼽히는 만큼 장기 대비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정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전고체전지 제조 공정은 기존의 리튬이온전지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재료과학 기술 역량과 함께 소재에 최적화된 제조 공정 개발이 필수”이라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쉽게 모방하거나 단기간에 축적되는 역량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 타이밍을 놓친 기업은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효과 높은 외부 자원 활용을 통해 경쟁 구도 다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트 리튬이온' 개발 뜨겁다…"우리도 전략 대응 필요"

 

<차세대 전지의 구성 요소 및 장단점 (자료=LG경제연구원)>

차세대 전지의 구성 요소 및 장단점 (자료=LG경제연구원)

<업체별 차세대 전고치전지 개발 현황>

업체별 차세대 전고치전지 개발 현황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