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R&D 중장기 로드맵, 탈원전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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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바람이 거세지면서 원자력 분야 중장기 연구개발(R&D) 로드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차세대 원자로 연구를 중단, 보류하기로 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올해 첫발을 뗀 범 정부 계획도 수술대에 오를 판이다.

16일 관가와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정부는 당분간 발전 분야 원자력 R&D 예산을 증액하지 않는다. 집행이 예정됐던 사업도 보류한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도 내년도 국가 R&D 예산 심의·조정 때도 소듐냉각고속로(SFR)를 비롯한 발전 분야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부터 시행하는 '제5차 원자력 연구개발 5개년 계획' 수정이 예상된다. 원자력 R&D 5개년 계획은 범부처 원자력진흥종합계획 일환으로 마련된다. 원자력 관리, 원자로 개발, 방사선 활용 등 다양한 분야의 R&D 로드맵을 담았다.

계획에는 원전 해체 기술 적기 확보 등 '탈핵' 시대 대비 전략도 포함됐지만, 원자로 개발 계획도 포함됐다. SFR 기술, 수출 지향 소형모듈형 경수로, 열이용 원자로 핵심기술 개발 등 구체 프로젝트를 다뤘다. 단계 별 R&D 과제를 나열했다.

SFR 원형로 설계 일환으로 소듐열 열유체 종합효과 검증 시설 'STELLA-2'를 내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SFR 설계, 건설을 염두에 둔 검증 사업 계획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을 거친 TRU(TRans Uranium) 연료봉도 제조해보기로 했다.

수출을 염두에 둔 소형 모듈형 경수로(SMR) 개발 계획도 포함됐다. 열교환기, 제어봉구동장치, 안전계통 등 핵심 기술을 내년부터 개발하는 게 로드맵 상 계획이다. 차기 5개년 계획에서 혁신형 소형 모듈 경수로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이 같은 원자로 개발 계획은 '탈원전' 암초를 만났다. 당장 SFR를 비롯한 신규 원자로 연구는 예산을 삭감하거나 설계를 중단하겠다는 게 새 정부 방침이다. 반면 올해 시작해 2021년까지 시행될 5개년 계획은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주요 구성으로 다뤘다. 기존에 마련한 중장기 계획과 새 정부 방침에 괴리가 발생한다.

미래부는 정부 방침을 따르면서도 5개년 계획 개정을 위한 구체 일정은 잡지 못한 상태다. 5개년 계획 포함 과제 중에는 가상 원자로 시스템 설계 등 비교적 영향이 적은 사업만 우선 공모했다.

내년부터는 원자로 개발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과제가 줄줄이 예고된 만큼 계획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발전 분야 R&D 과제 일부가 보류된 것은 맞다”면서도 “5개년 계획 변경 필요성이나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