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카드업계, 상생의 지혜 발휘해야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카드사들이 다음 달 영세·중소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확대 적용을 앞두고 머쓱해졌다. 그동안 불경기에 수수료율 우대 범위까지 확대되면 회사 경영이 존폐의 기로에 몰린다며 버텨 왔는데 실제 실적을 뽑아 보니 이런 주장이 뒤집어진 것이다.

지난 1분기에 8개 시중 카드사들이 가맹점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수료 수입은 2조8000억원을 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6.6%나 늘었다. 이를테면 불경기나 소비 부진과 무관하게 서민들의 카드 사용은 잦아지고, 그 빈도에 따라 카드사가 걷는 가맹점 수수료는 늘어났다는 얘기다.

물론 수수료 수입에는 우량 가맹점과 중대형 가맹점 확대 유치 같은 카드사의 영업력에 따른 실적 증가치가 포함돼 있다. 무조건 영세·중소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더 거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금까지 카드사들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불황 때문에 카드사의 수익이 줄고, 다음 달 시행될 우대 수수료율 확대 적용이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 될 것처럼 부풀린 것은 사실 관계상 분명히 어긋나는 논리다.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매분기 늘고 있는 것은 카드사의 영업 노력도 있지만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영세·중소 상공인도 이런 서민 경제의 한복판에 서 있다. 신용 결제를 안 받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정에 놓여 있는 것이다. 수수료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니 그것에서 빠져나갈 수도 없다.

이제는 카드사들이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 정부가 바뀌었다고 눈치 보란 이야기가 아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 사용자도 고객이지만 가맹점도 같은 고객이다. 고객으로부터 거두는 수익을 늘려 봐야 고객은 싫어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가맹점 수수료율 확대 적용을 통 크게 받아들이고 영세·중소 가맹점을 위한 카드 결제 확대 혜택과 같은 역발상으로 상생을 실천할 때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