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LPWA 기술 경쟁 현황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은 저전력·광역(LPWA)이 특징인 '소물인터넷(IoST)' 기술의 하나다. IoST는 사물인터넷(IoT) 통신이 반드시 빠르고 대용량일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에 나온 개념이다. IoT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LPWA는 IoST에 특화됐다. 전력을 낮춰 배터리 수명을 10년 이상으로 늘렸다. 배터리 수명은 기존 IoT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파 도달 거리는 10㎞ 이상으로 확대했다. 빠른 게 아니라 오히려 느린 게 경쟁력이다.

LPWA 대표 기술은 면허 대역 주파수를 쓰는 'NB-IoT'와 비면허 대역 기반의 '로라' '시그폭스' '와이선'이다. 국내에서는 NB-IoT와 로라가 전국 망을 구축했고, 와이선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자가 망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그폭스는 올해 초 한국지사를 설립, 국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NB-IoT, 표준 기반의 안정성 강점

NB-IoT는 기존의 롱텀에벌루션(LTE) 망을 쓰는 LPWA 기술이다. NB-IoT 전파 도달 거리는 15㎞, 통신 속도는 150kbps로 LTE-M보다 느리지만 로라·시그폭스보다 빠르다. 국제표준화단체 3GPP가 지난해 6월 표준 규격 개발을 완료했다. 사업자별로 기존 주파수 대역의 인밴드나 가드밴드의 일부를 NB-IoT로 사용한다.

NB-IoT의 최대 장점은 기존 LTE 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망 업그레이드만으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인프라 구축에 따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망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20여 대형 글로벌 사업자가 NB-IoT를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마켓은 2022년 NB-IoT 시장이 1조8100억달러(약 2000조원)로 성장, IoT 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라, 저렴한 구축비와 대중성

900메가헤르츠(㎒) 비면허 대역을 쓰는 로라는 0.3kbps에서 최고 50kbps까지 저속으로 데이터를 전달한다. 저렴한 초기 구축비와 모듈 가격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SK텔레콤이 로라 상용화를 발표, 월 350원짜리 초저가 요금제를 발표할 수 있게 된 이유다.

로밍 표준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서비스 제공도 용이하다. 면허 대역은 국가별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사업자 간 논의할 사항이 많다. 그러나 800~900㎒ 비면허 대역을 쓰는 로라는 국가별 주파수가 거의 동일, 로밍 서비스에서 강점을 갖췄다.

500여개 글로벌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로라얼라이언스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보급이 진행된다. 지난해 말 기준 27개국에서 도입을 발표했고, 17개국에 전국 망 구축을 선언했다. 이미 150개 도시에서 상용망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와이선, 검침 분야 특화

와이선은 국제표준화단체 IEEE가 표준화했다. 세계 서비스 개발과 보급 협력은 와이선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와이선은 로라와 마찬가지로 900㎒ 비면허 대역을 쓴다. 최고 속도는 300kbps다. 로라의 약 15배, NB-IoT의 2배로 빠르다. LPWA 가운데에서는 LTE-M 다음으로 속도가 빠르다.

이 같은 특징을 활용, 짧은 시간에 잦은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검침 분야에 주로 쓰인다. 국내 첫 와이선 공급 사례인 고창군 역시 수도검침용으로 와이선을 도입했다. 호주,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도 전기·상하수도·가스 검침에 와이선을 쓰고 있다.

와이선 공급사는 낮은 지연 속도, 다중 통신 경로를 제공하는 메시 네트워크 기반 확장성, 펌웨어 업그레이드 용이성 면에서 경쟁 기술보다 우월하다고 강조한다. 자가 망을 구축하려는 지자체에서 와이선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사업은 호주 업체 프리스타일의 국내 지사가 담당하고 있다.

◇시그폭스, 국내 시장 가능성 타진

국내 이통사가 IoT 전용 망 구축을 검토하면서 가장 먼저 연구한 기술이 시그폭스다. 프랑스 업체 시그폭스가 개발한 시그폭스는 LPWA 기술 가운데에서도 가장 느린 100bps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력이 낮고 매우 좁은 통신 대역인 울트라 내로 밴드(UNW)를 사용, LPWA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 준다.

시그폭스의 강점은 저렴한 모듈과 칩 가격이다. 로라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전송량이 많지 않아 1일 통신 횟수는 제한되지만 간단한 데이터를 주고받는 IoST 서비스에서 시그폭스만의 영역을 키워 가고 있다. 세계 약 40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지사는 올해 초에 설립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확인되면 시장 진출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 시그폭스 역시 자가망을 설치하려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