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남친보다 잘 챙겨주는 차 '코나(KONA)'

얼마 전 라디오 광고에서 들은 대로 코나(KONA)는 '남친보다 잘 챙겨주는 차'였다.

젊은 층이나 여성이 타기에 알맞은 크기와 예쁜 디자인, 강인한 주행성능을 지녔다는 첫 느낌은 잠시 후엔 '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을 경험하지 못해서 인지 시승 동안 단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유로를 주행 중인 현대차 '코나(KONA)'.
자유로를 주행 중인 현대차 '코나(KONA)'.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자유로를 지나 경기도 파주까지 왕복 약 110km 구간을 현대차 '코나'로 달렸다. 운전대를 잡고 엑셀을 밟았을 때 힘이 부족한 느낌이 전혀 없다. 주행감은 부드러웠다. 자유로에 오른 후 계속된 고속주행에도 막힘없는 탄력과 주행 힘은 손색이 없었다.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조합한 사륜구동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감도 가벼우면서, 적은 힘으로도 쉽게 조향할 수 있는 것도 기존에 차에서 느끼지 못한 신선함이다.

얼마를 더 달렸을 땐 이 같은 주행 성능보다 더 흥미로운 장점을 찾아냈다. 주행 중에 방향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이탈하려고 하면 '뚜뚜' 경고음이 울리면서 스티어링 휠이 자동으로 움직여 차선 이동을 차가 막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척이나 신기했다. 이를 몇 번이고 반복하자 '잠시 휴식을 취하십시오'라는 문구가 계기판에 나타났다. 운전자 부주의함을 우려한 코나만의 똑똑한 애교라고 느껴졌다.

코나의 흥미로운 애교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앞차와 접촉 등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도 사용해 봤다. 계기판에 전방 충돌방지 기능을 켜놓고 옆 차선을 달리는 앞 차를 향해 가볍게 돌진해봤다. 앞차 측면 뒷부분과 가까워지자, 이 기능이 작동하면서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이 기능은 10㎞/h 이상일 때 전방 충돌이 예상되는 보행자까지 감지한다고 하는데 해볼 수가 없어서 궁금하면서도 아쉬웠다.

그 밖에도 코나는 초고장력강과 고장력강의 비율을 동급 최고 수준으로 높여 안전성을 더욱 강조했다. 차체 평균 강도(65kgf/㎟)를 높였으며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 전복 대응 커튼과 같이 충돌 정도를 감지하는 '6에어백 시스템' 등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도 탑재됐다.

승차감은 SUV이지만 정숙성은 세단 못지않았다. 100㎞/h 이상까지 밟아 봤지만 아담한 차체에 세단용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해서인지, 다른 소형 SUV에서 느꼈던 엔진소리나 풍절음, 노면 마찰소음도 거슬리지 않고 비교적 조용했다.

현대차 '코나(KONA)' 주행 사진.
현대차 '코나(KONA)' 주행 사진.

파주에 내려 코나를 천천히 살펴보니 새롭게 느껴졌다. 차를 타기 전 보다 늠름해 보였고 한편으론 예쁘게도 보였다. 자료를 보면서 차체 디자인을 살펴봤다. 차량 전면에 분리된 헤드라이트는 강렬하고 날렵한 느낌을 줬다. 주간주행등(DRL)은 마치 눈썹처럼 얇게 뻗어 있었고 메인 헤드라이트를 아래로 분리해 배치하는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를 적용한 것도 신선했다.

디자인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돼 귀여운 소형 SUV라는 느낌도 있었지만 볼륨감 있는 범퍼 등은 오히려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해 보였다.

코나는 차량 색상도 독특했다. 기존 자동차와 달리 마음껏 개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애시드 옐로, 블루 라군 등 총 10가지 색상이 전혀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또 바디와 루프 색깔이 다른 '투톤 루프'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운전자를 잘 챙겨주는 코나는 각종 안전·편의기능 탑재와 예쁜 디자인, 준중형 차량처럼 느끼게 한 시도는 대체적으로 적중했다고 본다. 이달 초 코나 출시 후 10일 만에 계약 대수가 7000대를 넘었고, 이 가운데 여성 고객이 51% 차질할 만큼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 경쟁사 소형SUV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