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티, 이방카는 되고 사우디 여성은 안되나?...SNS 한주간 시끌

미니스커트에 배꼽티 상의를 입은채 사우디아라비아 유적지를 활보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던 사우디 여성 사건이 SNS 상에서 글로벌 이슈로 떠올라 한 주간 내내 시끄러웠다.

출처: 트위터
출처: 트위터

이 여성은 곧바로 풀려났지만, 사우디 당국의 이중성을 꼬집는 여론이 들끓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디 내에서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여성을 옹호하는 글은 물론 당국의 조치를 풍자하는 그림들이 등장하며 논란은 증폭됐다.

사건의 발단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여성이 사우디 중북부 유적 우샤이키르의 골목과 사막을 미니스커트와 배가 약간 드러나는 짧은 상의 차림으로 활보하는 영상이 메시징 앱 스냅챗에 15일 게시되면서다.

여성이 외출할 때 히잡과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통옷)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사우디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모델 쿨루드'라는 이름으로 이 동영상이 퍼지자 사우디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며 그의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쳤다. 사우디 당국은 여성의 신원을 추적한 끝에 이날 그를 검거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례적으로 기소하지 않고 당일 석방했다. 서방의 비난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SNS를 통해 사우디의 여성 차별적인 세태를 꼬집는 의견이 넘쳐나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지난 5월 사우디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히잡이나 아바야 대신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했을 때 “우아하다”고 입을 모았으면서, 정작 사우디 여성이 배꼽티에 미니스커트를 입었다고 비난을 쏟아내는 사우디 사회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