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래산업 제약바이오, 우리도 스위스처럼

[기자수첩]미래산업 제약바이오, 우리도 스위스처럼

인구 820만명의 유럽 강소국가 스위스. 글로벌 톱 제약사 노바티스, 로슈가 자리한다. 노바티스는 글리벡, 타시그나 등 혁신 신약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485억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로슈 역시 아바스틴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다.

한국도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조건과 역량을 갖췄다.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까지 합치면 29개 국산 신약을 보유했다. 의약품 수출도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15~20% 급성장 추세에 있다. 미국 유럽에서 승인받은 의약품은 10개를 넘어섰다.

한국과 스위스는 공통점이 있다. 좁은 땅, 적은 인구, 고급 인력이다. 차이점이라면 스위스는 정부 차원에서 팔 걷고 제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제약 산업은 기술 집약형이고, 부가 가치가 높다. 이 때문에 국부 창출의 원동력으로 불린다.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정부도 제약·바이오를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지목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신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도 덧붙였다.

혁신 신약 개발 과정은 험난하다. 고수익이 예상되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수반한다. 오랜 기간의 투자가 요구된다. 동시에 불확실성이 높다. 신약 개발 사례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5000개 이상의 신약 후보 물질 가운데 단지 5개가 임상에 진입한다. 임상 후 1개만이 혁신 신약으로 인정받는다.

한정된 재정으로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높은 개발 자금 및 시간 장벽을 넘어야 한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노력은 이어진다.

국내 제약 산업은 건강보험 재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공공성'에 더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정책 역시 '육성'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춘다.

더 많은 제약사가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제약 산업 육성을 위한 전 방위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제약사도 불법 리베이트와 같은 이미지 실추 행동을 멈춰야 한다. 우리나라도 스위스와 같은 세계 굴지의 제약사를 품는 날이 결코 멀지 않았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