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초소형 전기차 판매…'스마트모빌리티 시장 키운다'

국내 처음으로 이마트에 초소형 전기자동차 판매점이 들어섰다. 친환경 교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판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27일 이마트 하남점 1층에 스마트 모빌리티 편집숍인 'M라운지'(약 300㎡ 규모)를 열고 초소형 전기차 브랜드 '스마트 EV'(제품명 D2) 차량 전시와 사전 계약을 접수한다. D2 전기차와 함께 이마트는 자체 개발한 '페달렉' 전기자전거를 비롯한 '만도풋루스' '테일지' 등 유명 전기자전거 브랜드와 함께 '자이로드론(전동보드)' '에어휠(전동휠)' '아이보트(전동킥보드)' 등 100여개 스마트 모빌리티 상품도 판매한다.

쎄미시스코가 이마트를 통해 판매 예정인 초소형 전기차 '즈더우(Zhidou) D2'.
쎄미시스코가 이마트를 통해 판매 예정인 초소형 전기차 '즈더우(Zhidou) D2'.

D2는 유럽형으로 설계하고 중국에서 생산한 2인승 초소형 전기차다. 지난해 유럽·중국에서만 약 2만대 판매된 인기 모델로, '유로 L7e' 인증을 획득하며 실용성과 안전성도 입증 받았다.

1회 충전으로 약 150㎞를 주행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80㎞다. 중소기업 전기차 개발사인 쎄미시스코가 수입과 정비 등을 맡는다. 쎄미시스코는 D2 판매를 시작으로 자체 개발한 초소형 전기차 2개 모델을 앞으로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D2는 현재 국내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10~11월께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실구매가는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편차를 감안, 1000만원대 초반에서 1500만원 안팎이다.

이마트 하남점 'M라운지'는 이마트 영등포점에 이어 두 번째다. 3호점(예정)인 '스타필드 고양'에도 다수의 전기차를 전시·판매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11년에 전기차 충전소를 처음 도입했으며, 올 7월 기준 전국 이마트 116개 점포에서 208개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뉴스해설

이마트의 스마트모빌리티 전용 판매장 개설은 전기자동차 업계에 던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

첫째 전기차 등 중소기업 제품 판로로 대형 유통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최근 전기차를 자체 개발·생산하는 중소업체가 생겨났고, 검증된 해외 전기차 모델을 수입·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들 중소업체는 완성차 대기업처럼 전국에 자체 판매점 확보가 어렵다. 이마트 같은 대형 유통 플랫폼을 활용하면 일거에 전국 판매망 확보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마트의 스마트모빌리티 전용 판매장 개설 이전에도 롯데하이마트는 전기차 판매를 위해 제주 등지에서 충전 인프라까지 갖춘 판매장을 운영했다. 전자랜드도 지난해 전기이륜차 등 중소기업 제품 상설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둘째 대형 유통망이 가세했다는 것은 중소기업 제작사와 온·오프라인 유통사 간 협업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대형 유통점 중심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도 가능하다.

최근엔 전기차가 다양해지면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쇼핑 사업자까지 가담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위메프가 초소형 전기차 '볼라벤'을 10대 한정 판매했다. 올해 초 롯데홈쇼핑이 예약 판매한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신형 '볼트' 렌털 상품은 1시간 동안 무려 50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유통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마련은 물론 사후관리(AS) 창구로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셋째 다양한 기업의 전기차 시장 진입이 쉬워졌다. 이·삼륜 전기차와 초소형 전기차 중소기업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한 차량 지원이 수월해졌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크게 적기 때문에 생산비 최소화 등 사업 위험을 줄이기 위한 다품종 소량 생산이 유리하다. 판매망까지 기존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한다면 자체 매장을 내지 않고도 신규 시장 진입에 따른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 전기차 중소업체 대표는 “전기차가 다품종 소량 생산에 유리한 데다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하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의 재무 능력과 전기차 생산 등 시장의 특성이 그동안 딜러 중심으로 형성된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