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회복 탄력성

[SBA 칼럼] 회복 탄력성

김영호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어느 절에 나무로 만든 부처가 있었다. 부처는 아주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그 아래에 나무로 만든 계단도 있었다. 절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나무부처를 만나기 위해서 나무계단을 밟고 오르며 그 부처에게 절을 하면서 경배했다.

어느 날,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밤에 나무계단은 나무부처에게 하소연을 했다.
"당신이나 나나 다 같은 나무인데 사람들은 어째서 당신은 높이 우러러보며 경배를 하고 나는 흙투성이 더러운 신발로 밟히는 겁니까?"

정적이 흐른 뒤 나무부처가 말했다.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칼을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알기나 합니까? 당신은 칼로 모서리 네 군데 밖에 맞지 않았잖소?

나무계단은 계단이 되기 위해 몇 번의 칼을 맞았지만 나무부처는 부처의 상이 되기 위해서 수 천 번이 넘는 칼을 맞았다.

이와 같이 신은 그 사람을 큰 사람으로 만들기 전에 수없이 많은 고통을 먼저 준다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통과 시련을 만날 수 있다. 그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회복 탄력성이다.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신생아 833명의 성장과정을 40년에 걸친 긴 연구를 통해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그룹의 30%가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보다 더 잘 성장한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그는 회복탄력성(resilience)개념을 발견했다.

회복탄력성은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힘,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는 긍정의 힘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내면의 심리적 근육을 단련시키는 도구이며 시련을 겪은 후에도 꿋꿋하게 살아가게 해 주는 지렛대다.

회복탄력성의 핵심 요인이 인간관계라는 것도 에미 워너는 밝혀냈다. 역경 속에서 성공한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있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우리 모두는 시궁창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중 어떤 사람들은 하늘의 별을 쳐다본다”고 했다.

시련이 클수록 회복탄력성은 커진다. 사실 우리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역경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