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글로벌 무대에서 연이어 기술력을 입증해 나가는 배경으로 연구원과 개발자의 자율과 몰입을 중요시하는 조직문화가 주목받는다.
네이버는 최근 막을 내린 컴퓨터 비전 분야 세계 최대학회 'CVPR 2017'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5개 논문을 발표했다. CVPR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다. 매년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높은 수준 논문이 수천개 이상 제출된다. 심사 뒤 일부만 공식 채택된다. 올해는 접수된 논문 2680편 중 29%인 783편 논문만 통과됐다.
CVPR 이전에도 네이버랩스 소속 연구원은 꾸준히 국제적인 학회에서 논문 성과를 이어왔다. 1월 분사 뒤 소속 연구원 연구 결과물이 학회에서 논문으로 등재된 것은 8건이다. 최근 네이버랩스 소속 인턴 학부생 연구원이 쓴 논문이 세계 최고 수준 로봇학회 'IEEE-IROS'에 등재되기도 했다.

네이버랩스가 해외 무대에서 연구개발 성과를 꾸준히 인정받는 배경으로 스스로 몰입해 실행하는 자율적인 조직 문화가 꼽힌다. AI, 머신러닝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려면 전문성을 가진 개인이 100% 실력을 발휘하는 문화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평가도 점수나 등급이 아닌 개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피드백 중심이다. 개인 모두 특정 분야 전문가인 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품·서비스·조직에 영향을 미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논문 발표를 준비한 네이버랩스 연구원은 “세계 석학이 참여해 새로운 기술 연구 결과를 내놓는 콘퍼런스에서 네이버가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이 연구에만 몰두하도록 지원하는 업무 문화 덕분”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 조직문화는 최근 네이버랩스 유럽 전신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네이버랩스 유럽은 다양성과 기회를 중심에 두고 일하는 직원이 중심인 다양한 제도를 시행한다. 네이버랩스가 시행 중인 여러 제도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네이버는 실사 과정에서 자유롭고 가감 없는 기술 질의와 대화를 통해 서로 전문성을 확인했다. 기술 향상을 위해 격의 없는 토론이 이어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수 글로벌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XRCE가 네이버랩스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XRCE 연구원이 네이버랩스 기업문화를 직접 경험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송창현 네이버 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면서 “네이버랩스 유럽과 연계 연구개발로 시너지를 확대, 의미 있는 기술 성과를 학회 등을 통해 적극 공유하는 등 기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