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처블 국책과제, 고려대-LGD 컨소시엄 최종 확정

디스플레이 국책과제 중 최대 예산이 투입돼 관심을 모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발 사업에서 고려대-LG디스플레이 컨소시엄이 주관사로 선정됐다. 일부 사업 내용이 국책과제에 적합하지 않다는 등 이의 신청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치열한 경합 끝에 삼성디스플레이 진영을 제쳤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2017년 제1차 미래성장동력 신규지원사업 일환으로 추진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과제 최종 주관사로 LG디스플레이가 포함된 고려대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확보가 목표다. 20% 이상 신축성을 갖는 백플레인, 발광화소용 소재·소자·공정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4년 동안 총 예산 131억원(정부부담 약 125억원)이 투입돼 기술성숙도(TRL) 기준 기술개념을 검증하는 3단계부터 시작해 워킹모델을 검증하는 5단계에서 사업이 끝난다. 프로토타입 전 단계 수준까지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 듀폰이 개발한 스트레처블용 전자 잉크. 스마트 의류에 적용할 수 있다. (제공=듀폰)
미국 듀폰이 개발한 스트레처블용 전자 잉크. 스마트 의류에 적용할 수 있다. (제공=듀폰)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스트레처블은 이미 다수 원천기술이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해외 특허를 피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 기술을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 지원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대학, 연구소간 공동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이유다.

또 스트레처블 과제는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일 과제 중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예산 규모는 물론 사업 중요성 때문에 업계와 학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양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기업, 대학, 연구소와 컨소시엄을 꾸려 경쟁했다. 전문 평가위원 제도를 적용한 전문가가 각 참여팀의 제안 내용을 심도 있게 검토한 결과,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고려대-LG디스플레이 컨소시엄은 스트레처블 소재 기술 확보에 비중을 두고 사업에 응모했다. 전체 과제 진행의 70% 이상을 스트레처블용 소재 기술 개발·검증으로 꾸렸다. 홍문표 고려대 교수가 과제 총괄 책임을 맡았다.

주관기관인 고려대를 포함해 LG디스플레이,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서울대, 포항공대, 한양대, 성균관대, 경희대, 동국대, 광주과기원, 한국항공대, 호서대, 그래핀스퀘어 등 국내 14개 기관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존 로저스 교수팀 등 국외 2개 기관이 참여한다.

고려대와 LG디스플레이는 이번 국책사업으로 단축방향 20% 이상, 양축방향 30% 이상 신축성을 가진 13인치 스트레처블 패널 개발을 목표로 잡았다. 최소 1만회 이상 늘렸다 줄여도 화질 저하가 없는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장비 구매비가 과도하게 책정돼 특정 대학에 설비 투자가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홍문표 고려대 교수는 “이미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5인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라인을 갖췄고 스트레처블 개발에 필요한 일부 신공정 장비를 도입해 보강하는 것”이라며 “전체 예산에서 장비 구매 비중은 1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스트레처블용 소재를 개발하면 고려대 라인에서 검증하고 LG디스플레이가 스트레처블 패널을 개발한다”며 “실제 과제 결과는 TRL 5단계를 뛰어넘는 수준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