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달 향한 꿈

우주는 지구에 사는 인류의 영원한 꿈이다. 달은 지구의 위성이자 가장 가까운 외계다. 인류가 지구 밖에서 처음 도달한 곳으로 조류 등 지구 환경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매일 밤 다른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나타나지만 아직 많은 신비를 품고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런 이유로 각국이 달을 향한 레이스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과학 핫이슈]달 향한 꿈

달에 가장 먼저 도달한 나라는 옛 소련이다. 58년 전인 1959년 '루나2호'가 달 표면에 착륙했다. 사람을 싣지 않은 무인 탐사선이었다. 정확히는 달 표면에 '충돌'했다. 임무 시간도 극히 짧았다. 인류 최초로 지구 밖 천체에 내려놓은 인공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군비 경쟁을 벌이던 미국에도 충격을 안겼다.

미국은 10여년 뒤인 1969년 사람을 달에 보내는 데 성공, 우주 경쟁에서 역전했다. 아폴로 11호는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 세 명을 태웠다. 1969년 7월 20일은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역사적 날로 기록됐다. 소련에 '최초' 타이틀을 뺏겼지만 아폴로 11호는 인류사에 더 큰 족적을 남겼다. 직접 달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지구인에게 충격을 줬다.

당시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말은 아직 명언으로 회자된다. 그해 유행했던 눈병은 '아폴로 눈병'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기술적으로도 우주여행 가능성을 높였다. 아폴로 11호는 발사 3일 만에 달에 도달, 궤도에 진입했다. 달을 13바퀴 돈 뒤 목표 상공 도달했다. 우주 비행사는 착륙선 '이글'로 갈아타고 달 표면에 착륙했다. 탐사 임무를 마친 비행사들은 이글을 다시 이륙시켜 사령선과 도킹했다. 이들은 달 궤도선을 남겨둔 채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다.

발사, 궤도 진입, 착륙, 귀환까지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맞았다. 당시 돈으로 250억달러를 투입하고 3명의 우주인을 잃으면서(아폴로 1호 폭발) 일군 값진 성과였다. 이후 1972년까지 12명의 우주 비행사가 달을 '방문'했다. 무인 달 탐사도 계속 이어졌다. 막대한 비용 탓에 미국, 소련 같은 초강대국 외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2013년 중국이 무인 달 탐사선 '창허3호'를 보낸 게 전부다. 아직까지 유·무인 탐사를 모두 통틀어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뿐이다. 모두 정부 주도로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투입해 이뤄낸 결과다. 달은 아직 '가깝고도 먼' 천체인 셈이다.

최근 달을 향한 레이스가 다시 불 붙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07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달 궤도를 도는 탐사 위성 '셀레네(가구야) 1호' 발사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달 궤도를 원거리에서 도는 것을 넘어 달 표면을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민간 달 탐사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구글이 주최한 상금 3000만달러 규모 '루나 엑스프라이즈' 달 착륙 경진대회가 주인공이다. 2017년 내에 무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탐사 로봇으로 달 표면 500m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 지구에 고해상도 영상을 전송해야 한다. 이스라엘 스페이스일, 미국 문익스프레스, 인도 팀인더스, 일본 하쿠토, 다국적 시너지문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달 탐사를 추진한다. 1단계로 2020년까지 달 궤도선을 쏘아 올린다. 애초 2018년 발사 예정이었지만 최근 개발 기간을 현실화해 사업 기간을 2년 연장했다. 궤도선은 1년간 달 주위를 돌면서 달을 관찰한다. 자체 개발한 추진 시스템과 카메라, 분광기 등을 탑재한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이 제공하는 탑재체도 실린다. 우주 탐사 후발 주자인 만큼 1단계 사업은 국제 협력으로 추진한다. 외국 발사체를 이용해 우주에 보낸다.

2단계로 달 착륙선 발사를 추진한다. 달 궤도를 도는 것을 넘어 달 표면에 직접 착륙하는 게 목표다. 달 표면에 내려놓을 로버(무인 탐사 로봇)도 국내 개발되고 있다. 계획이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달 표면에 도달한 '우주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2단계 사업에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자력 발사'다. 1단계 달 궤도선 사업은 해외 발사체를 이용한다. 하지만 달 착륙선은 우리 힘으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한다는 목표다. 한국형 발사체는 내년 시험 발사가 예정됐다. 우리나라는 우주 기술 후발 국가였지만 위성 개발 분야에서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잡았다. 발사체, 달 탐사 사업이 성공하면 우리나라 우주 기술이 인공위성을 넘어 우주 탐사 분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