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뫼비우스의 띠와 ICT통합법, 순환과 융합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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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학창 시절에 '뫼비우스 띠'를 공부한 적이 있을 것이다.

뫼비우스 띠는 어느 지점에서나 띠의 중심을 따라 이동하면 출발한 곳과 정반대 면에 도달할 수 있고, 계속 나아가 두 바퀴를 돌면 처음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전문가기고]뫼비우스의 띠와 ICT통합법, 순환과 융합의 조화

무수히 많은 산업과 기술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법 역시 각각의 개별 법 간 관계는 뫼비우스적인 것으로, 연결과 순환의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닐까.

법규 세계에서도 융합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증권거래법, 간접투자자산운용법 등 금융투자 상품별·거래별로 규율하던 금융투자 산업을 일원화한 자본시장통합법 등이 대표 사례다. 그렇다면 ICT 산업을 규율하는 개별 법 융합은 과연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ICT가 통합 산업으로 수렴돼 가는 현실과는 무관하게 ICT 법규는 여전히 너무나 복잡다기하다. 결국 신기술과 신사업을 도모하는 정보기술(IT)벤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에 어떤 규제와 요구가 있을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야 한다.

상거래에서는 사실상 국경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이 필연적이어서 기술 개발과 사업 영역 개척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 법적 규제 대비 및 처리에 지나친 시간과 비용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결국 국가 차원의 ICT 비즈니스 경쟁력 자체에 상당한 저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이 같은 위험(규제 리스크)을 어떻게 하면 적절히 회피하거나 감소시켜서 벤처나 스타트업이 규제 걱정 없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을까. 물론 적정한 수준의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과도하거나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규제는 곤란하다는 의미다.

현실적으로 변호사 같은 법률 전문가, 그 가운데에서도 ICT 법규 지식 및 통찰력과 IT 서비스 업계 실무 경험이 있는 IT 전문 변호사 활용 방안이 있다.

장기 관점에서는 현재 계속되고 있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출현할 IT 분야의 신기술과 신사업 및 거래의 룰을 포괄할 수 있는 통합 ICT 법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는 현행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을 대폭 수정·증보해 명실 공히 전자거래에 관한 범용성을 갖춘 단행법으로 재편해야 한다. 현행 전자거래기본법은 전자문서와 소비자보호 부분에 치중돼 있어 전자거래 '기본법' 역할에 의문이 들게 한다.

아예 ICT 개발, 거래, 규제, 고객 보호 등에 관한 단행법 제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실제 전자거래법, 전자금융거래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기타 개별 ICT 관계법 모두는 연결과 순환 고리 안에서 각각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가치 창출을 도모하는 법규 융합 역시 기술과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호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떻게 보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구체적인 접근론과 방식은 차분히 검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할 난제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통합 ICT 법 논의와 연구는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뫼비우스 띠와 같이 유기적으로 연결·순환될 뿐만 아니라 ICT 관점에서 단계·영역별 기술과 사업, 거래를 융합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정석 법무법인 가우 변호사 j2se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