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 준 대기업집단 지정 앞두고 공정위 방문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달 1일 공정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각종 실무 현안을 문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 준 대기업집단 지정 앞두고 공정위 방문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 전 의장은 네이버 법무실장과 함께 14일 오후 공정위를 방문해 기업집단과장 및 사무처장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집단과는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비롯해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과 관리, 지주회사 관련 시책 수립과 운용 등을 총괄한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 준(準) 대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을 적용한다. 다음 달 1일 첫 지정 업체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전 의장이 공정위를 직접 방문한 이유도 네이버의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회사 창업자가 직접 공정위를 찾아 실무를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 사례”라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진 만큼 관련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공정위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네이버 자산 규모는 4조9400억원에 이른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자산 5조원 이상인 만큼 이번에 지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해외계열사는 자산 산정 대상에서 제외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여부는 9월 1일 명확해질 예정이다.

네이버가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면 이 전 의장으로서 부담될 대목이 동일인 지정 신고다. 동일인이 되면 허위 자료 제출 등 회사 잘못에 대해 자신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네이버에서 현재 이 전 의장의 지분은 4%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네이버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제 회사를 지배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전 의장이 네이버의 사업 방향과 인사에 관해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동일인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정위에 네이버 입장을 전달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한 부분도 있다”면서 “협의가 완료되면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