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ence]MCN계 대표 대도서관 “ICT·참여의 산물 MCN, 끝없는 도전으로 발전시켜야”

'1인 미디어'로 표현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Multi Channel Network)는 4차 산업혁명 이후 핵심 발전동력으로 손꼽히는 산업군이다. 각계각층에서는 MCN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전망에 긍정·부정 등 다양한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일선 MCN크리에이터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컬처에센스(Culture Essence)에서는 국내 MCN의 이모저모를 살펴본 지난주에 이어 MCN 대표주자로 불리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 39)과의 인터뷰를 통해 크리에이터로서의 삶과 MCN산업의 가능성, 각 영역별 해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박동선 기자
사진=박동선 기자

◇국내 MCN 대표스타 대도서관, 기획 천재에서 방송 천재되다

대도서관은 인터넷방송으로 불리는 국내 MCN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띠는 1세대 크리에이터다. 그의 존재감에는 유튜브 채널 수익만으로 월 3000만원을 넘는 억대연봉이나 150만명이 넘는 보유 구독자가 일정부분 기여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행을 넘어 산업동력으로까지 간주되는 MCN의 대표적 인물로서 개인은 물론 사회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이런 대도서관을 만든 원동력은 남다른 그의 기획력에 있다.

대도서관은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으로 군 제대 이후까지는 평범한 20대의 삶을 살았다. 그런데 우연히 진행하게 된 채팅사이트 라디오방송으로 많은 지인을 알게 되고, 이들 가운데 한 친구의 권유로 이러닝사이트 회사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면서 기획자로서의 삶에 눈뜨게 돼 대기업 계열사 서비스 기획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이때 대도서관은 금전적인 것이 아닌 대의나 고객만족 등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문화를 익히게 되고 스스로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게 된다. 하지만 고졸 학력의 그에게는 자신이 희망하는 바를 이뤄나가는 데 학벌·인맥 등의 장벽이 너무 컸다. 대도서관은 이를 극복하려면 인터넷 방송으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한다.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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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서관은 “군 제대 이후 시작한 채팅사이트 라디오방송에서 알게 된 친구의 권유로 이러닝 기업에서 일하게 된 것을 계기로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다”며 “특히 싸이월드로 유명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일할 때 함께 일하던 기획자들이 돈이 전부가 아니라 대의명분이나 고객만족이 중요하다는 점을 많이 고려하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내 스스로 그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고졸 학력으로 그런 사업을 펼치기에는 학벌이나 인맥 등에서 번번이 막혔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내 자신을 브랜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험을 되살려 인터넷방송을 시작했다”며 “과거 인터넷 방송은 단순 의사소통이나 자극적인 테마로만 움직이는 비주류 문화였지만, 이를 배제하고 편하게 지속해나간다면 잘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계획을 세워 추진해나가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시청자 만족과 방송 자체로 성취감 느끼는 참된 MCN리더 대도서관

대도서관은 자기 자신의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을 위해서 지금껏 달려왔다 하기에는 많은 크리에이터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 그의 모습이나 수년간 이어진 그의 방송과 인기가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인기나 입지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공감과 진행력, 스토리텔링이라는 키워드가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평가한다.

사진=박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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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의 주요 방송테마인 게임콘텐츠에는 현재 유행하는 오버워치나 리그오브레전드 등 상당한 스킬이나 난이도를 요하는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를 인기 크리에이터의 반열로 끌어올렸던 문명 시리즈나 마인크래프트 방송처럼 복잡하지만 쉽게 진행할 수 있거나 심플한 게임을 주제로 한 경우가 많다. 게임에 깊이 빠져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는 콘텐츠 대신 게임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나 에피소드로 폭넓게 소통하고자 하는 대도서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대도서관은 “게임잡지에 '울티마 온라인 생존기'라는 에세이식 게임리뷰가 있었다. 그는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 풀이해놓아 인기가 높았다”며 “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게임을 택해 여러 가지 이벤트나 실수, 버그 등을 함께 접하며 게임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로서 방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사진=CJ E&M 제공
사진=CJ E&M 제공

이어 “나에게 '대도서관'이라는 별명을 준 문명 게임방송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영웅에 얽힌 이야기들을 나누고 즐기면서 방송했듯, 함께 콘텐츠를 즐기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며 “일정 포맷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인기 TV예능 '무한도전'처럼 사람들과 소통하며 게임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실제 게임을 잘하는 것이나 금전적인 것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대도서관 “ICT 기반 대중참여 확대가 MCN 동력, 무한 글로벌 경쟁력 될 것”

대부분 MCN산업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ICT인프라 발전과 정부정책 등 제도적·물질적 차원에서 언급한다. 이에 외부적인 요인이 바뀐다면 MCN산업도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현업에 있는 크리에이터가 바라본 시각은 좀 달랐다. 대도서관은 현재의 MCN 발전이 크게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대중의 기호와 창작욕구 충족과 관련한 경제구조 형성 덕분에 발전했다고 보고 다양한 사례를 설명했다.

사진=박동선 기자
사진=박동선 기자

대도서관은 “다양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대중의 취미나 관심사가 무한대로 늘어났지만, 이를 만족시킬만한 방송을 모두 만들기에는 기성 방송사들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이 크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4G 수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MCN영상포맷들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급속도로 시장을 형성했다”며 “특히 유튜브 등 소셜채널로 쉽게 이뤄질 수 있는 방송진행이나 참여는 방송자체의 장벽을 낮추면서 개인화 사회에서 외로움을 겪는 대중에게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했고, 콘텐츠의 다양함을 이끌어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구조의 탄생 등 경제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2000년대 초중반 싸이월드 UCC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한때 유행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하지만 현재는 유튜브에 적용된 구글 애드센스 등 소셜플랫폼 시스템이나 CJ E&M 다이아TV 등 기업들의 크리에이터 광고지원 등 수익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크리에이터들의 생존기반이 마련됐고, 콘텐츠의 양이나 질적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대도서관 “글로벌 경쟁력 있는 MCN, 각 영역별로 끊임없는 도전 필요해”

대도서관은 MCN계를 대표하는 현직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는 MCN의 미래와 각 영역별로 해야 할 노력에 대해서 역설하며 모두가 끊임없이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MCN에 대해 “유튜브 등의 글로벌 플랫폼에서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 생산과 이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풍부한 인적·문화적 자원은 매력적인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며, 따로 수출비용 없이 꾸준히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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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영역에 있어서는 “1인미디어 영역과 기성방송 영역을 절묘하게 조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방송영역에서는 나영석 PD가 만든 tvN의 '알쓸신잡'이나 '신서유기'처럼 대중들이 원하는 자유형식의 소통방송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1인미디어 영역에서는 영상이나 기획 등의 퀄리티를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CN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개인들에게는 “처음부터 라이브방송을 하게 되면 진행력이 떨어져 실수를 하기 쉽고, 대중 반응이 안 좋은 경우도 많다. 유튜브 편집영상부터 해볼 것을 추천한다”며 “신기한 아이디어나 인기아이템만을 바탕으로 하면 단기적인 인기는 얻지만 장기적인 구독자 확보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주요 타깃 계층을 명확히 해서 채널을 만들고 최소 1주일에 2회 이상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정해 꾸준히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늘 감사하다. 팬 여러분이 다양한 MCN영상을 보면서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를 깨닫는 분은 잘 없다”며 “팬들도 자신이 감추고 있던 취미와 꿈을 내놓으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