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해체 앞둔 해양플랜트, 기자재 개발용 지원"

수출 계약 해지로 해체 상황에 놓인 해양플랜트 설비가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지원 인프라로 활용된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해양대 및 부산시는 16일 부산시청에서 해양플랜트기자재 산·학·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플랜트 국산화 전략사업 설명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이 해체 중인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을 활용한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실증테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양플랜트 탑사이드
해양플랜트 탑사이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2년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 동에너지(DONG E&P)에서 원유 생산용 설비로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을 수주, 지난 3년 동안 제작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초 공정률 80% 단계에서 계약이 해지되면서 최근 구조물 해체에 들어갔다.

이에 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모인 기자재 업체와 한국해양대는 이를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지원 사업에 활용하자고 제안, 이번 산·학·관 협력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해양과 해양대는 부산시와 함께 해체 구조물의 기자재를 활용해 육상 기반 시험시스템(LBTS:Land Based Test System)을 갖춘 실물 규모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실증테스트 센터'를 구축한다.

국내에서 실제로 만들어진 해양플랜트 구조물 및 기자재가 국산 기자재의 설계, 제작 등 개발과 시험 인프라로 활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심으로 구분한 해양플랜트 구조물과 역할.
수심으로 구분한 해양플랜트 구조물과 역할.

특히 이 구조물은 북해의 거친 기후 환경에 맞춰 설계하고 적용 기자재를 대부분 외국에서 제작했다. 해양플랜트 기자재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안전 및 설계 기술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이명호 한국해양대 교수는 “이 상부구조물을 견본으로 활용하면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앞당길 수 있다”면서 “해양플랜트 O&M(운영·유지) 엔지니어링 가상시스템 기술기반 구축사업 등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해양플랜트 지원 사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제작 및 건조 분야는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고부가가치 분야인 설계 엔지니어링과 핵심 기자재 수요는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