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가 스트레스 호르몬 급증 유발”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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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PM2.5)를 마시면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이 급증하고 혈당과 지질 수치 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 칸하이둥 박사 팀은 건강한 대학생 자원자 55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자 기숙사 방에서 생활하게 하며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실험했다.

한 그룹의 방들은 공기청정기 필터가 작동하도록 했고, 다른 쪽은 필터가 없어 오염된 공기가 여과되지 않게 한 뒤 9일간 생활하도록 했다.

12일간 휴지기를 둔 뒤 이번엔 필터가 있는 방들엔 필터를 없애고, 필터가 없던 방엔 필터를 설치해 9일간 생활하게 했다. 참가자들에겐 필터 장착 여부를 모르게 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소변과 혈액을 받아 다양한 성분검사를 했다. 그 결과 필터로 거르지 않은 더 오염된 공기에 노출됐을 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코티존,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검출량이 훨씬 많았다.

또 혈당, 아미노산, 지질, 지방산도 증가했고 혈압도 더 높아졌으며, 혈당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은 떨어졌다. 이밖에 신체 조직에 대한 산화성 스트레스 관련 지표들의 수치도 높아졌다.

이는 기존에 생각하던 것보다 초미세먼지가 인간의 건강에 훨씬 더 폭넓고 강하게 악영향을 미치며, 대기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심장질환과 뇌졸중, 당뇨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대기오염 개선에 힘을 쏟는 한편 국가나 기업, 개인 차원에서 공기청정기나 마스크 사용 등으로 초미세먼지 흡입을 줄일 필요를 시사하는 것이다.

상하이의 오염도는 중국 내에선 중간 수준으로 실험 기간 중에 학교에서 측정한 공기 속 초미세먼지 양은 53㎍/㎥이었으며, 공기청정기가 가동된 방은 24.3㎍/㎥로 줄었다. 물론 이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의 공기질 지침 기준치 10㎍/㎥보다 훨씬 높은 것이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 발행 국제학술지 '순환기학(Circulation)' 최신호 15일자에 발표됐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