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디젤 정상회의 참석할 수도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해가스 배출 저감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자동차 업계 대표들 간 이른바 '디젤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는 지난 14일 독일 TV·라디오 방송국인 푀닉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선거 캠페인에 도움이 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 "디젤 정상회의 참석할 수도 있다"

이는 기민-기사당 연합의 맞상대인 사회민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 2일 열린 첫 디젤 정상회의 기간에 휴가를 보낸 메르켈 총리를 비판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해온 '디젤 스캔들' 문제에 적극 대처하는 정공법을 통해 유리한 국면의 총선 정국에서 막판 변수를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첫 디젤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디젤 스캔들을 저지른 자동차 업계를 상대로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신뢰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2일 공식 선거운동 첫 유세에서도 “사람들이 배출가스 시험의 허점을 대규모로 이용해 신뢰를 파괴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면서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시대가 보내는 신호를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미래에는 외국 업체들이 전기차를 어떻게 생산하는 게 가능한지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는 디젤 정상회의에서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5억 유로(6600억원) 규모의 특별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 오는 9월 24일 총선 전에 지방 정부 대표들을 불러모아 논의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