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간경화→간암 새 경로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간경화 환자의 몸에서 간암이 유발되는 새로운 경로를 밝혀냈다. 간암 예방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노원상, 한광협 연세대 교수팀은 간경화 간에서 활성화된 TGF-베타 신호가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TGF-베타 신호는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로 알려졌다.

간경화 환자는 대표적 간암 위험군이다. 지속적인 간 손상으로 섬유화가 진행되고, 간 기능이 소실되면 간경화로 본다. 5년 내 간암 발병률이 10~30%로 높다. TGF-베타 신호는 간경화를 일으키는 주요 인자다.

기존 연구에서는 TGF-베타 신호는 암 발생 초기 억제 기능을 해 비활성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반면 암 발생 후기에는 활성화, 암세포가 조직에 침투하고 전이되는 것을 돕는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이 신호가 암 발생 초기부터 간암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종양 발생 초기부터 TGF-베타 신호가 활성화, 스네일 유전자 발현을 유도했다. 스네일 유전자는 상피세포 특성을 감소시키고 간엽세포 특징을 갖게 한다. 간세포의 종양화를 유도하고 증식시킨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기법으로 암 억제 유전자·신호가 결여된 생쥐를 제작했다. 여기에 TGF-베타 신호경로를 차단하거나 스네일 발현을 억제하면 간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간암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하고 인간 간암세포의 조직배양 실험을 실시했다. 쥐 실험에서 발견한 TGF-베타·스네일 유전자의 종양 유발 효과가 인간 간암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원상 연세대 교수
노원상 연세대 교수

노원상 교수는 “TGF-베타 신호 경로가 특정 유전 환경의 간에서 어떻게 종양 생성을 유도하는지 설명했다”면서 “향후 간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임상 적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 '소화기학'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