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관측에 무인수중로봇 활용한다

국산 무인수중로봇이 이르면 내년부터 동해바다에서 각종 해양관측에 활용된다.

경상북도와 경북대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는 오는 31일까지 강원도 묵호 앞바다 1㎞ 지점에서 국산 수중글라이더 항해기술 시험을 진행, 이르면 내년부터 동해 전역에서 실제 해양관측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수중글라이더는 무인으로 운용하는 수중로봇이다. 추진기 없이 자동으로 부력을 조정해 수중에서 최장 1년 동안 머물며 수온, 염분, 해류, 플랑크톤, 용존산소 등 각종 해양환경 특성을 관측하고 자연재해를 예보할 수 있다. 특히 기름유출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광범위한 해양 오염물질 관측, 가스하이드레이드 등 심해 해양자원탐사에 적합하다. 수심 1000㎞까지 활강할 수 있다.

수중글라이더 항해기술 실해역 시험장면
수중글라이더 항해기술 실해역 시험장면

미국, 유럽, 캐나다 등은 이미 수중글라이더를 실제 해양관측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도 수중글라이더 10여대를 활용한 해양관측을 시작했다.

이번 수중글라이더 시험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무인수중로봇을 활용한 해양관측국으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시험은 경북대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가 해양수산부 국가 해양R&D공모사업으로 진행한다. 수중비행역학 모형검증시험, 수중비행 네비게이션 원천기술시험, 해양환경분석을 통한 운용위험도평가 최적화기술 시험, 선박관측 대체운용시험, 400㎞ 비행시험 등으로 이루어진다.

수중글라이더 항해기술 실해역 시험장면
수중글라이더 항해기술 실해역 시험장면

이번 시험의 핵심은 400㎞ 비행시험이다. 경북대는 지난해 6월 울릉도~독도시험에서 왕복 140㎞를 운용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수중글라이더 2대 복합운영 및 10일간 일정 지점에 머무르며 관측하는 연속정지 관측시험에 성공했다.

이번 400㎞ 비행시험에 이어 1000㎞ 연속 운용시험을 실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실제 동해안 해양관측에 활용할 계획이다. 적조생물, 유류유출, 해양생태조사, 태풍예측, 지진탐지, 불법어업과 잠수함 감시 등에 적용한다.

국산 수중글라이더가 동해안에 투입되면 그동안 해양탐사를 위해 하루 2000만~3000만원을 투입하던 선박임차비용을 100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박종진 경북대 수중무인기 통합운용센터장은 “극한 환경인 해양에서 6개월 이상 장기간, 1000㎞ 이상 연속 운용하며 다양한 해양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한국형 수중글라이더 핵심기술, 부품소재의 구체적인 성능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