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시대 저작권](하)공유로 창작활성화 길 열자

[4차산업혁명시대 저작권](하)공유로 창작활성화 길 열자

미국 뉴욕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집트, 그리스,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인류역사를 볼 수 있는 유물 200만점을 보유했다. 이 박물관은 올해 약 37만 5000건 소장 자료를 교육·학술·예술·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저작물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해 새로운 창작물 창조에 힘을 보태는 공유 저작물 활성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공유 저작물에 대한 관심은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 중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저작권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저작물을 공유저작물 확보 등을 통한 저작물 공정이용 환경 조성이 시작됐다.

◇공유저작물 활용 국내에서도 시작

공유저작물은 일반 사용자가 저작권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창작물이다. 연구보고서, 사진, 동영상, 데이터베이스(DB) 등 저작물을 권리자 이용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저작물이 대상이다. 저작권이 만료된 저작물, 국가가 보유하면서 공개를 결정한 저작물, 저작권자가 공공의 사용을 목적으로 기증한 저작물 등을 포함한다.

저작권위원회는 2012년부터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만료저작물, 기증저작물, 일정한 조건하에 자유롭게 사용가능한 CCL 저작물 등을 모아둔 '공유마당(http://gongu.copyright.or.kr)'을 운영한다. 회화·서예·조형·사진·문양 등 이미지와 가요·군가·국악·동요·영상 등 멀티미디어, 고문서·시·수필·소설 등 텍스트로 공유 저작물을 나눠 제공한다. 개인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 한국미술협회 같은 한국 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저작물 무료 제공 사이트인 '유로피아나'와도 연계됐다.

2009년부터는 국민 누구나 공유저작물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공유저작물 창작공모전'을 연다. 올해는 포토캘리그래피, 포토툰, 모션그래픽 작품을 공모한다.

공유저작물 활용지원사업으로도 발을 넓힌다. 교육 교재·교구, 상업화 제품, 포장재 디자인, 독립 단편 영화 제작 등에 공유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SW)도 공유 저작물 대상이다. 소스코드가 공개된 SW로 상업목적 이용 제한 등 일정한 조건에 맞게 사용·복제·배포·수정할 수 있다.

저작권위원회는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컨설팅과 전문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공유저작물 기증과 활용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공유마당에서 제공하는 저작물에는 음원, 일러스트, 폰트 등 유용한 저작물이 많다. 활용성이 높아 창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해외와도 공유저작물 협력 대상 확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게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게 외국 기관과 저작물을 공유하는 노력도 펼친다.

유로피아나와 2012년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미국디지털공공도서관,(DPLA),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협약을 맺고 이용범위 확대를 추진 중이다. 유로피아나는 유럽 내 문화기관에서 수집한 저작물 약 5400만건을 공공에 제공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유로피아나에서 제공하는 저작물 검색이 가능하다.

올해 10월에는 미국 내 1900여개 도서관·박물관 등 저작물을 수집 서비스하는 DPLA와 업무협약 체결을 앞뒀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2007년부터 공유저작물 서비스를 시작해 61만7350건 공유저작물을 서비스하고 있다”면서 “저작물 공유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앞으로 저작권 기증 활성화를 통해 공유 저작물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공유저작물 확대가 4차 산업혁명시대 창작자 생태계를 넓히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해외진출을 앞둔 국내 콘텐츠기업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교류〃협력과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