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첫 기자회견] "한미 FTA 개정협상 당당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관련 “당당한 협상”을 강조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미국 측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의 개정협상 요구에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 개정협상이 양국 관계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당당하게 임하겠다”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같은 표현을 써가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FTA 개정 협상요구를 미리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에서 통상교섭본부로 격상하고 또 통상교섭본부장은 대내적으로는 차관급, 대외적으로는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조치까지 미리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FTA 효과를 수치로 제시하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미국 상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는 한미 양국에 모두 호혜적인 결과를 낳았다”면서 “체결 이후 세계 교역량이 12% 줄었는데 2012~2016년 사이 한·미 간 교역량은 오히려 12.2%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교역에서 미국의 비중, 미국 교역에서 한국 비중도 늘었다. 한·미 FTA가 없었다면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더 크게 늘었을 것”이라면서 “한·미 FTA에 의해 미국의 적자가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미국이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품교역에서는 우리가 흑자지만 서비스교역에서는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고 대미 투자액도 우리가 훨씬 많다”면서 “이런 것을 충분히 제시하면 미국과 국익의 균형을 지켜내는 당당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협상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국회 비준도 거쳐야 한다”면서 “개정협상요구와 관련해 당장 큰일이 날 것처럼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