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정전사태에 지지율 추락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대규모 정전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사과를 거듭했다.

17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오후 특별담화를 통해 828만 가구에 전력공급이 끊긴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문제의 핵심은 취약한 에너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전력공급은 민생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의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수년째 방치돼 왔다. 대만의 인프라 안전을 제고하고 '탈원전'의 마지노선을 견지하면서 분산식 녹색에너지 발전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만 야당은 차이 총통과 린 원장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국민당 의원들은 차이 총통이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기만 한다면서 린 원장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이 총통에 대한 여론 지지도 역시 추락하고 있다. 지난 7∼8일 민진당 성향의 싱크탱크 대만민의기금회가 1천7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차이 총통 정부에 대한 만족도는 29.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정전 피해를 입은 가구들을 위한 보상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만전력공사가 정전 당일 전기요금을 빼주는 안이 유력하다. 대만전력공사는 3억6000만 대만달러(144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정전으로 151개 기업이 입은 직접적 손실은 8900만 대만달러에 달했으며 반도체 업체인 르웨광(日月光)도 1500만∼2400만 대만달러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잘못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업체인 중유(CPC)사가 하고 보상은 대만전력공사가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정전 사태는 CPC 직원이 가스공급 밸브를 실수로 2분간 잠그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