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기술 투자, 안보 위협 고려해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ICT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통신, 양자컴퓨터의 부상' 토론회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ICT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통신, 양자컴퓨터의 부상' 토론회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의 양자정보통신 투자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제115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양자정보통신의 안보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속한 정부 투자를 권고했다.

허준 고려대 교수(스마트양자통신센터장)는 “양자기술은 기존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더욱 안전하고 정밀하며 빠른 '퀀텀ICT' 시대를 열 것”이라면서 “특히 양자컴퓨터 등장으로 현존 암호 체계가 위협받으면서 양자암호통신이 차세대 암호 기술로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중국은 군이 양자암호통신 투자를 주도하다보니 경제성보다 안보 논리가 우세하다”면서 “중국 양자기술이 최근 급속히 발전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양자정보통신 투자는 단순히 경제성만 따져서는 안 되며, 안보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안도열 서울시립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네이처 자매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할 정도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정부가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용화가 임박한 양자정보통신 시대를 대비해 정부가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러 차례 나왔다.

최병수 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자창의연구실장은 “무어의 법칙이 폐기되면서 고전컴퓨팅 기술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일정 시점이 지나면 양자컴퓨터가 고전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양자센서와 소자, 통신, 컴퓨팅은 모두 상호 연관돼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집중 투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역설했다.

김태현 SK텔레콤 퀀텀테크랩 연구원은 현존 ICT를 대체할 양자기술에 선진국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고 다국적 기업 관심이 커 향후 5년 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혁신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벤처 올림픽'으로 불리는 매스챌린지 보스턴 대회에서 양자난수생성기술로 우승을 차지한 EYL의 백정현 상무는 “한국 양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외국에서 먼저 우리 기술에 접근하는 상황”이라면서 “기술 유출 위험도 있기 때문에 정부 주도 기술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