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어장벽 사라진다...ETRI 개발 자동통역기술 국제표준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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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통역 기술이 ISO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이 표준의 통역 프로그램을 설치한 스마트폰과 헤드셋만 있으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도 별도의 인터페이스를 거치는 불편없이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세계인의 언어 장벽 제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연구진이 웨어러블 헤드셋을 착용하고 양방향 자동통역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웨어러블 헤드셋을 착용하고 양방향 자동통역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 표준협회에서 '제로 유아이(Zero UI) 자동통역 기술'이 ISO 국제표준으로 최종 승인됐다고 22일 밝혔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제로 유아이 자동통역 기술'은 주변에 있는 기기(스마트폰)를 탐색해서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기술과 정보 교환 기술, 상태 표시 기술 등으로 이뤄졌다. 사용자 음성 감지 채널과 입력 채널을 분리해 처리하는 2채널 음성처리 기술과 합성음 재생 가운데에도 음성 인식을 가능하게 해 주는 바지인(barge-in) 기술이 핵심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 헤드셋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 헤드셋

스마트폰에 표준을 따르는 기술을 탑재한 통역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주변에 있는 타인의 앱을 자동으로 검색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에 상대방 언어를 미리 파악, 자동으로 번역해 준다.

자동 번역 기능은 미리 설정해 놓은 거리나 블루투스 신호 강도에 따라 자동으로 온·오프되기 때문에 주변의 불특정 다수에게 번역 결과가 전송되지 않도록 대화 상대를 선택할 수 있다.

블루투스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으면 스마트폰을 터치하거나 별도의 동작을 가하지 않고도 외국인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다. 기존 통역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에서 앱을 동작시킨 후 말을 하고, 통역 결과가 텍스트로 뜬 화면을 상대방에게 보여 주거나 스피커로 들려줘야 했다. 그러나 이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있으면 중간 인터페이스 과정을 모두 자동으로 처리해 주기 때문에 서로 다른 언어로 얘기해도 상대방 헤드셋에는 자국 언어로 들리는 것이다.

표준을 따른 번역 앱은 모두 호환된다. 헤드셋도 블루투스 기능만 갖추고 있으면 어떤 제품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 보조 기술로 추가 개발한 신호처리 기술을 탑재한 헤드셋을 사용하면 소음이나 상대방 말소리는 걸러내고 자신이 말하는 내용만 번역하도록 할 수 있다.

ETRI 연구진은 앞으로 사용자 습관이나 기술 문제를 추가 연구, 통신 환경 등 변화에 적응하도록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훈 ETRI 음성지능연구그룹 책임연구원(프로젝트 리더)은 “이번 표준화 기술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시범 적용, 토종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자동통역 기술의 글로벌 대중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