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탐방]<3> 기계연 그린동력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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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엔진연구동 자동차배기후처리 실험실. 대기 오염의 주원인인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연구를 하는 곳이다.

학교 교실 절반만 한 공간에 들어서자 크고 작은 엔진 부품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중앙 탁자에는 각종 필터와 공구가 놓여 있었다. 가장자리에는 기름때와 손때가 묻은 철제 파이프가 빙 둘러 쌓여 있었다. 벽면에는 각종 연결 단자, 나사, 볼트 등이 빼곡하게 서랍을 채우고 있었다. 용도를 다 헤아릴 수 없는 부품이 수천 개가 넘는 듯 했다. 연구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김홍석 한국기계연구원 그린동력연구실 책임연구원이 암모늄을 이용한 NOx 저감에 쓰이는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김홍석 한국기계연구원 그린동력연구실 책임연구원이 암모늄을 이용한 NOx 저감에 쓰이는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이곳에서 암모늄을 이용한 '선택형촉매장치(SCR) 시스템'이 개발된다. 암모늄이 섭씨 60~100도로 가열될 때 발생하는 암모니아 가스를 이용한다. 암모니아는 NOx를 질소, 물로 변환시키는 환원제 역할을 한다. NOx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 연구 분야다.

SCR를 비롯한 배기후처리 연구는 연구 분야 '3D 업종'으로 통한다. 수십 ㎏이 넘는 엔진과 장비를 다뤄야 하는 데다 매일 뜨거운 열기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 자체가 어렵고, 때로는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실에서는 한준수 연구원이 매연여과장치가 제대로 매연을 포집했는지 알아내는 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는 30ℓ는 족히 돼 보이는 장치를 뜯어내 대형 정밀 저울에 옮기고 있었다. 그의 팔뚝에 난 상처가 예사롭지 않았다.

배출량으로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측정값이 변하기 전에 뜨거운 상태의 장비를 측정하고, 정확한 포집 여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십 ㎏이나 되는 장비를 해체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상처가 많이 납니다. 워낙 뜨겁다 보니 아무리 조심해도 화상을 입거나 옷을 눌러 붙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동행한 김홍석 책임연구원이 눈치를 챘는지 설명을 보탠다. 무거운 장비를 해체하고 옮기는 과정은 보통 리프트를 쓰지만 대형 차량의 여과 장치는 별도의 리프트 장비가 없어서 연구원들이 직접 손을 대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 갑자기 역한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다가왔다. 원통 모양의 SCR 반응기에 고체 암모늄 캔을 넣고 빼는 과정에서 미량이지만 암모니아 가스가 흘러나온 것이다. 김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아직 연구 단계여서 가스가 새어 나오는 것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고 있다. 노출 한도에 훨씬 못 미쳐서 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쉽게 참을 수 있는 냄새는 아니었다. 코를 톡 쏘는 냄새는 절로 얼굴을 찡그리게 했다. 1분 가까이 머리를 흔들며 기침한 뒤에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NOx 저감은 전 세계의 기후 변화를 막는 것과 직결된 중요 사안이에요. 우리 연구가 인류 및 세계 번영과 직결된다는 생각에 어려움을 모르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NOx 저감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연구를 허투루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