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공급부족… 완성품 업계 물량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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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P10에 각기 다른 규격의 낸드플래시 칩을 탑재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조달 전략에 실패해 '혼용 탑재'라는 악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P10에 각기 다른 규격의 낸드플래시 칩을 탑재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조달 전략에 실패해 '혼용 탑재'라는 악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스마트폰, PC 등 완제품 업계가 메모리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메모리 부족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PC업계는 메모리 값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로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하반기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P10에 각기 다른 낸드플래시 칩을 탑재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동일 제품에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와 유니버셜플래시스토리지(UFS) 규격 저장장치를 섞어 탑재했다. UFS는 eMMC보다 성능이 좋다. 예기치 않게 eMMC 탑재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 불만이 폭증했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조달 전략에 실패해 '혼용 탑재'라는 악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연구원은 “화웨이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부족으로 이미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하잉 롤스 IHS 연구원은 글로벌 게임기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 역시 메모리 조달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판매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상황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개최된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회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캐시 레작 H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원자재(메모리)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HP와 PC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레노버는 최근의 실적 손실을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탓으로 돌렸다. 레노버는 지난 6월 30일 마감한 2분기 실적에서 73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지안프랑코 란시 레노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다른 부품 가격은 안정세지만 메모리는 계속 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D램보다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이 더 큰 문제다. 스마트폰업계뿐만 아니라 메모리 카드 생산업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메모리 컨트롤러 제조업체의 대표는 “킹스톤, 트랜센드 같은 카드류, USB 메모리 제품을 주로 만드는 기업은 낸드플래시 웨이퍼를 조달받지 못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국내에선 바른전자 같은 기업이 플래시 메모리카드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고정 거래처에도 제대로 물량을 밀어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카드류 제품 만드는 기업을 챙길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이유는 미세화 어려움 때문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2D에서 3D로 기술 전환이 이뤄지고 있어서 근래 기본적인 공급 확대가 크게 이뤄지지 않은데다 기기당 메모리 채용량 증가로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