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인터넷 세상, 역차별 해소가 답이다]<2>치열한 동영상 경쟁…국내 업체는 다리 묶고 경기

국내에서도 동영상 트래픽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 2014년 3월 44.3%이던 동영상 비중은 올해 3월 59.0%까지 치솟았다. 3년 새 14.7%포인트(P) 늘었다.

급성장하고 있는 동영상 시장은 서비스 사업자에겐 큰 기회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국내 사업자가 동영상 시장 공략에 고삐를 바짝 죄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국내 동영상 시장도 유튜브가 장악

코리안클릭이 조사한 국내 모바일 분야의 동영상 플랫폼 방문자 수를 보면 유튜브가 전체 동영상 가운데 단연 1위다. 네이버, SK텔레콤의 옥수수, LGU+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1, 2위 간 방문자 수 격차는 3배에 달했다. 사실상 유튜브 독주 체제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 동영상 시장을 장악한 구글은 수익성 강화에도 나섰다. 유튜브는 올해 들어 영상 창작자가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이용자들이 방송하는 창작자에게 지지 메시지와 함께 후원금을 주는 '슈퍼챗' 기능을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도 출시했다.

이 결과 구글은 모바일 동영상으로 많은 수익을 누리고 있다. 2분기 기준 알파벳 매출 가운데 광고 비중은 18.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구글은 수치 공개를 안했지만 그 가운데 유튜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추측된다.

경쟁업체 페이스북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의 콘퍼런스 콜에서 “동영상은 모바일만큼 큰 흐름”이라면서 “올해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페이스북 전용 동영상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곧 동영상 서비스 '워치'를 공개한다. '워치'는 PC, 모바일, 스마트TV 등의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특정한 주제나 줄거리로 구성된 방송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도 '뉴스피드'란에 동영상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동영상을 검색해 볼 수 있으며, 워치가 서비스되면 비디오 탭을 선택해서 동영상만 별도로 시청하고 관리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은 다리 묶고 경주

글로벌 기업에 맞서는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동영상 플랫폼 업체들이 전열 정비에 나섰지만 쉽지 않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앞 다퉈 동영상 광고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다 여러 역차별 규제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불리한 망 이용 대가 지불은 물론 지상파 등 주요 콘텐츠 제공업체(PP)와의 불리한 계약 조건, 저작권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유튜브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유튜브가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약 3000억원의 동영상 광고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세금을 안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세율이 낮은 지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유한법인 구글이 이익을 공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세금, 망 이용 대가, 저작권 문제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시장 1위 사업자인 구글은 매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동영상 플랫폼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갖추게 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