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선박 NOx 잡는 배기가스 후처리 시스템 개발

English Translation

국내 연구진이 대형 선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질소산화물(NOx)을 오염물질이 없는 질소와 수증기로 바꾸는 시스템(SCR 시스템)을 개발했다. 강화된 NOx 배출 규제를 만족, 앞으로 건조될 선박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주목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정경열 에너지플랜트안전연구실 박사팀이 선박용 2행정 디젤엔진에 대응하는 SCR 시스템을 개발, 강화된 NOx 배출 규제 기준(티어 Ⅲ)을 만족시키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1만 마력 급 SCR 시스템 및 2행정 디젤엔진 3D 설계이미지
1만 마력 급 SCR 시스템 및 2행정 디젤엔진 3D 설계이미지

국제해사기구(IMO)는 2016년 이후 건조되는 선박을 대상으로 NOx 배출량을 기존의 티어 Ⅱ 대비 78% 더 줄이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은 엔진 연소 기술을 개선해 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었지만 거듭된 규제 강화로 추가 NOx 저감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SCR 시스템은 암모니아와 배기가스로 NOx를 질소, 물로 환원·분리한다. 촉매 반응기, 환원제 공급제어 시스템, 배기가스관, 매연 저감장치, 덕트 버너 등으로 이뤄진다. 배기가스 온도가 200~300도로 낮은 엔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기가스 온도는 엔진의 효율을 나타내는 대표 척도다. 대부분의 고효율 엔진은 대체로 배기가스 온도가 낮다. 그러나 열효율이 낮으면 NOx 환원·분리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별도의 저온용 촉매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최적화 장치 설계로 문제를 해결했다. 환원 반응에 쓰이는 암모니아 용액을 2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분사, 반응성을 높였다. 또 암모니아 공급량을 엔진의 출력 변화에 따라 자동 제어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높였다.

엔진에 가해지는 무리도 최소화했다. 보통 엔진에 시스템을 추가 설치하면 배압(내연기관에서 나오는 가스의 압력)이 커져 엔진에 무리가 간다. 연구팀은 최적화 시스템 설계로 배압의 증가를 줄였다.

연구팀은 육상 및 해상 시험을 거쳐 국제 규제를 만족시키는 NOx 배출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육상 시험은 1만 마력급 선박으로, 해상 시험은 3800마력급 실습선 한반도호로 진행했다. 앞으로는 다양한 선박, 엔진 규모에 맞는 SCR 시스템 개발에 힘쓸 방침이다. 맞춤형 SCR 시스템 설계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정경열 박사는 “6년의 노력 끝에 선박용 디젤엔진 배기가스 후처리 시스템을 개발했다”면서 “국내 시장 선점은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