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AI 반도체의 두 갈래 진화 방향… 클라우드 인프라 vs. 단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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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스냅드래곤 AP에 탑재되는 AI 전용 연산 가속기 제로스.
<퀄컴 스냅드래곤 AP에 탑재되는 AI 전용 연산 가속기 제로스.>

인공지능(AI) 반도체는 순차 연산에 특화된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사람 뇌 구조를 모방해 병렬 데이터 연산을 더 빠르게, 저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계학습(머신러닝), 심화학습(딥러닝)에 맞춰져 있다.

AI 반도체의 진화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구글이나 IBM은 클라우드 인프라 상에서 AI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각각 TPU(Tensor Processing Unit), 트루노스(Truenorth) 칩을 개발, 고도화하고 있다. 네트워크 분산 컴퓨팅으로 AI를 구현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바둑천재 이세돌과 겨룬 구글 알파고 시스템 역시 TPU를 활용한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구현됐다.

바이두, 페이스북 같은 업체는 현재 CPU보다 병렬연산 능력이 높은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반복학습, 인공지능을 구현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 같은 AI 전용 하드웨어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가 확산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반면에 퀄컴 등 전통적 반도체 업계는 사람과 직접 맞닿는 단말기용 AI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른바 '에지단(소비자기기) AI 반도체'다.

소비자기기용 AI 반도체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클라우드 인프라 상에서만 AI가 구현되면 인터넷 연결성이 보장돼야 한다. 정제되지 않은 센싱 데이터를 서버로 보낼 경우 통신 과부하 우려도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차의 연산 기반을 클라우드 인프라에만 의존한다면 통신 과부하 혹은 지연시간 확대로 사고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하려면 상당히 큰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소비자 기기에 탑재된 AI 반도체에서 일정 부분 연산이 가능하다면 이런 연결성, 대역폭, 연산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 기기에서 AI 연산이 가능해지면 불필요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

송용호 한양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클라우드와 에지단 AI 반도체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함께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러한 소비자 기기용 AI 반도체에서 보다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선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여겨지지만 스마트폰과 자동차 생산 기반은 강하기 때문에 소비자 기기용 AI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세계적 업체와 경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그간 한국에선 AI 구현에 관한 국책 연구과제(R&D)를 소프트웨어(SW) 분야에 집중 몰아줬는데, 정말로 이 SW를 세계 시장에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한국이 정말 잘 할 수 있고 세계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반도체를 포함, 하드웨어 분야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설] AI 반도체의 두 갈래 진화 방향… 클라우드 인프라 vs. 단말단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