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기정통부의 일하는 방식 SW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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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부처 명칭이 다소 길다는 평가가 있지만 조직의 기능과 임무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을 고무시킨다.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과학 기술 혁신, 4차 산업혁명 주관, 기초·원천 기술 연구개발(R&D) 통합 수행 등 중대한 과업도 부여받았다.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적극 창출하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부처 명칭도 바뀌고 임무도 새로워졌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이 여전히 구태의연하다면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일하는 방식은 일종의 소프트웨어(SW)와 같다. 동일한 데이터를 입력해도 출력물은 SW 성능에 따라 달라진다. 일하는 방식이라는 SW가 우수해야 좀 더 효율성과 생산성 있는 성과를 창출한다.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보고 체계 신속화와 효율화, 일과 가정의 양립 등 다양한 자체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세상은 예상보다 더욱 빠르게, 파괴적으로 변화해 간다. 그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도 끊임없이 'SW'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과기정통부는 세 가지 방식의 업그레이드를 추구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핵심 집중이다. 핵심은 단순화할 때 드러난다. 한 장의 보고서를 도입해서 본질만 담고 나머지 내용은 구두 보고로 대체한다. 보고자는 보고 목적과 내용을 명확히 하는 데 집중한다.

보고 자료 이외의 내용은 상호 문답을 통해 소통을 활성화한다. 보고서 작성 시간을 절약함으로써 남는 시간을 새로운 정책 고민과 구상에 투입한다. 회의와 행사도 핵심에 집중함으로써 불필요한 회의는 줄이고, 행사는 의전보다 고객 지향형으로 운영한다.

두 번째로 과기정통부 조직의 임무와 가치에 걸맞은 개선을 추구한다. 대체로 과학 기술과 정보통신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합리화' '첨단' '디지털 기술' 등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구성원이 그러한 이미지에 걸맞게 일처리를 했는지는 깊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일처리 방식의 과학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시간 공유·협업 시스템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과학 기술과 정보통신의 융합이다. 과학 기술은 중장기 관점의 계획 수립과 추진이 필요하다. 정보통신은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그래서 두 영역은 서로 융합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부품이자 최근 활황을 맞은 반도체를 보자. 나노·소재 기술 덕분에 초미세화와 고집적화가 가능해졌다. 인공지능(AI) 발전에는 수학과 뇌과학이 큰 역할을 했다.

단거리 선수도 장기로 과학 훈련을 꾸준히 해야 좋은 기록을 낸다. 마찬가지로 과학 기술과 정보통신은 상호 보완 역할을 한다. 이런 사례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이미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R&D 기간을 단축하는 등 생산성을 높인다. ICT는 중장기 R&D로 기초 체력을 강화한다.

과기정통부는 과학 기술 혁신,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과학 기술과 ICT를 적극 융합·활용하는 방향으로 목표와 비전을 수립한다. 초고성능 컴퓨팅, AI, 무인이동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협업할 것이다.

일하는 방식의 개선은 과기정통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안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다. 그런데도 노동생산성은 낮다. 노동의 질보다 물량 투입으로 생산성을 유지하는 형국이다.

영양가가 낮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것보다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적절하게 먹는 것이 좋다. 생존뿐만 아니라 건강 가꾸기에 바람직하다. 일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과기정통부뿐만 아니라 정부 전반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조직 문화의 변화,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jglee1098@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