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C방 이중과금 논란에...블리자드 "정당하다"

블리자드가 국내 PC방 과금 체계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PC방 업계는 반발했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둘러싼 블리자드와 국내 PC방 업계 대립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동진 블리자드코리아 상무는 7일 국회에서 열린 '해외 게임사 국내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에서 “블리자드 PC방 프리미엄서비스는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춰졌다”면서 “개인용 라이선스는 상업적 이용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며 지식재산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려면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지난달 15일 PC 전략게임(RTS) '스타크래프트'의 화질과 시스템을 개선한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한국에 출시하며 자사 PC방 프리미엄 요금제 목록에 해당 게임을 추가했다.

PC방 업주들은 손님이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플레이하면 블리자드에 이용 시간당 203~233원을 지불해야한다. 한국에만 적용하는 요금제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업주들은 이중과금이라는 입장이다. PC방 업주 모임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건을 신고했다. 박기흥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경쟁과장은 “일단(이 건을 조사할 수 있는) 법적요건이 되는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1998년 스타크래프트 출시 이후 해당 시리즈 게임CD를 구매한 PC방 업주가 게임을 상업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묵인했다. 따로 추가 요금을 받지 않았다.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중앙회장은 “대부분 PC방은 스타크래프트는 물론 확장판인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구매했기 때문에 화질 개정판에 해당하는 콘텐츠로 다시 돈을 받겠다는 것은 이중과금”이라면서 “개인 구매자가 PC방에 접속해도 PC방 업주에게 이용 요금을 받는 것 역시 이중판매, 이중과금”이라고 주장했다.

전 상무는 이에 대해 “2년 동안 전담 개발팀을 포함해 막대한 자원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답했다.

PC방 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전면 무료화'를 요구했다. 최윤식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은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전면 무료화 △블리자드코리아 사회공헌사업 △이어지는 리마스터 버전에 대한 무료 선언 △오과금 우려를 불식시킬 명확한 시스템 구축 △PC방 빌링 시스템 전면 개선을 공식 요구했다.

블리자드는 사실상 이 요구를 거부했다. 전 상무는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를 출시하며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전면 무료화했다”면서 “블리자드 게임 선택권은 PC방 사업주에게 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과금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전 상무는 “리마스터 출시는 한국이 보여준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애정에 보답하는 것은 물론 신규제품이 PC방 업계 재도약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하려는 고려”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개최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첫 간담회라 결론을 내기는 어렵지만 양쪽이 서로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국회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7일 국회에서 해외 게임사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가 열렸다. 블리자드와 업계 관계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7일 국회에서 해외 게임사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가 열렸다. 블리자드와 업계 관계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