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협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정부 자생방안 모색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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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첨단의료산업단지 전경
<오송 첨단의료산업단지 전경>

정부가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살리기에 팔을 걷었다. 자생력, 차별화를 잃은 상황에서 지역 경제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클러스터 간 시너지 창출을 포함해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역 바이오클러스터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클러스터 간 연계, 특화 클러스터 전환 등을 큰 줄기로 삼아 이르면 올 연말까지 관련 대책 마련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는 오송, 대구에 위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포함해 전국 25개 바이오 특화센터가 있다. 첨복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된다. 제한된 예산으로 운영하다보니 기업·기관 유치, 클러스터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주, 구미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클러스터를 만든 곳은 사정이 낫다. 상당수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는 경제성을 이유로 예산을 줄인다.

정부는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문제점을 차별화, 성숙도 부족으로 본다. 전통적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 학교,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곳이 상당수다. 세밀한 전략 수립과 시장조사가 부족했다.

선진 바이오 클러스터는 기업, 연구소, 병원, 생산시설 혹은 인허가 시설 등을 필수로 갖춘다. 오송첨복단지 정도를 제외하고 병원이 클러스터 내 입주한 곳은 없다.

과기정통부는 클러스터 간 연계 방안을 수립 중이다. 부족한 인프라를 지역 클러스터끼리 연계해 해소하는 방안이다. 부족한 부분은 물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영역도 연계하는 '클러스터의 클러스터화'를 추진한다.

안지현 과학기술정통부 과학기술전략과 사무관은 “미국 등 선진 바이오 클러스터와 비교했을 때 국내 지역 클러스터는 규모가 작고 기능 부재가 많다”면서 “이르면 올 연말까지 지역 클러스터 간 부족한 인프라를 공유하는 연계 정책 수립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산업부는 기업 중심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 현재 지역 클러스터는 물리적으로 인접할 뿐 기업 간 시너지가 나기 어렵다. 필요 분야 혹은 유사한 분야 기업이 효율적으로 모이지 못한 탓이다. 지역 클러스터별 특화된 장점을 갖도록 정책을 마련한다.

서성태 산업부 바이오나노과 서기관은 “송도, 오송, 대구 등 일부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를 제외하고 차별화로 내세우긴 어렵다”며 “기업, 대학, 연구소 중심형 등 수요자 요구에 맞게 지역 클러스터를 재구성하도록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국가 재원 투입이나 지자체 예산 증액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 방안은 클러스터 역할 조정과 연계다.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거버넌스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유승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새로운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은 비효율적이며 의미가 없다”면서 “기존 클러스터를 기능적으로 연계·통합하고, 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지자체 간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