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 관리 제도 외면하는 알선판매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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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화학물질 판매만 허용된 알선판매업자가 유해화학물질을 저장하고 직접 운송해 납품까지 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해당 업계는 알선판매업자가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정부 조치를 요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서울·경기권에서만 십여곳이 유해화학물질을 허가 받지 않은 창고에 보관 판매하거나 운송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이남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다수 업체가 알선 판매업으로 신고한 채 불법 영업을 한다.

이들은 대부분 알선판매업자로 화관법 규정에 맞는 창고 없이 사무실에서 영업을 한다. 사무실이나 일반창고에 유해화학물질 등을 보관한다. 허가되지 않은 창고를 이용하고, 일부는 주거지역(인허가 불가지역)에 창고를 뒀다.

직접 운송까지 하는 곳도 있다. 허가 받지 않은 승용차나 승합차로 운반한다. 사고위험 대비 방제도구함을 갖추지 않았다. 위험물, 유독물 등 스티커만 부착하고 차량을 운행한다. 안전교육 미이수자가 차량을 운행하기도 한다.

알선판매업자가 화관법을 위반하며 영업행위를 하는 이유는 적법하게 진행하려면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유해화학물질 판매·제조·사용·보관·운반 등을 위해서는 각 지방환경청에 '판매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장외영향평가와 취급시설 설치검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환경부가 부담을 덜어주고자 인력양성을 지원하지만, 영세기업은 납품조달 인력 외에 인원 운영 여력이 없다. 전문업체를 활용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높다. 사업장 내에서 상하차를 하려면 별도 설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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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키지 않는 업체가 늘어나면 유해화학물질 관리에 구멍이 생긴다. 적법하게 판매업을 수행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는 문제도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적지 않은 중소·영세 기업이 알선판매업으로 등록해 유해화학물질을 유통하지만 화관법 지식이 부족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실태 파악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