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가상화폐"

가상화폐 열풍이 금융투자업계로 번지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가상화폐를 정기 분석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금융당국 규제 방침과 별개로 시장에서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비트코인 리서치, 가상화폐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월간 보고서 발급이 목표다. 금융투자업계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정기 분석에 나선 첫 사례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통화로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비정기로 이뤄지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분석을 매달 보고서 형태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등락이 커 다른 보고서처럼 목표 가격 등을 제시하기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가격 변동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액 등을 보고서에 담는 것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간 일부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비정기 분석만 있었다.

현재 미국은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만 4종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승인을 대기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비트코인 ETF 등장에 따른 기관 자금 유입 기대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요 재료”라며 “비트코인을 투기로 단순화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접근”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비트코인 열풍을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의 패권 약화와 연결해 해석한다.

이수정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 유지의 필요조건인 자국 무역적자를 문제 삼으며 약세를 유도한 것과 유사한 시기에 비트코인이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물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투기와 다름없다는 시선도 팽팽하다.

가상화폐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은행(IB)들까지 가상화폐는 투기라고 경고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12일(현지시간)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보면 마치 네덜란드 튤립파동을 보는 것 같다”면서 “비트코인 거품을 곧 꺼질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는 추세다. 유사수신 행위 등 금융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만 우선 규제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도 가상화폐 지속 가능성을 불신하면서 달리는 차에 일단 올라타는 분위기”라며 “정부도 하루 빨리 확실한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가상화폐"

<표> 미국 시장에 상장 추진 중인 비트코인 ETF 리스트
자료:NH투자증권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가상화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