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아이폰X' 출시… 애플에 毒일까 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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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아이폰X' 출시… 애플에 毒일까 藥일까

애플이 '아이폰X'이라는 특별 에디션 모델을 선보인 건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이라는 의미를 담아 더 많은 아이폰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가 애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아이폰X'를 소개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아이폰X'를 소개하고 있다.>

◇애플에 기회?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신제품 이벤트 행사에서 아이폰X 소개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아이폰8·아이폰8플러스는 전작과 달라진 기능을 간략히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다. 애플이 아이폰X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이폰X은 정식 공개 이전부터 제품명, 사양, 기능 등 유출이 끊이지 않았을 만큼 소비자 관심이 뜨거웠다.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제품이라는 점은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애플이 한꺼번에 아이폰 3종을 내놓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선택권을 넓힌 만큼, 다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X 출시를 계기로 기존 아이폰 소비자 성향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8·아이폰8플러스는 기존 제품과 거의 동일하면서 사양만 조금 업그레이드 한 수준이다. 반면 아이폰X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으로 중무장했다. '마이웨이' 성격이 짙은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에 가장 근접, 제작한 모델이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프리미엄 플러스' 라인업 추가도 타진할 수 있다. 애플은 10년간 숫자-숫자S로 이어지는 아이폰을 1년에 한 번 꼴로 내놓으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아이폰5C, 아이폰SE 등 보급형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아이폰X이 기존 프리미엄 아이폰보다 진화한 모델이라는 점을 인정받는다면 프리미엄 플러스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이어갈 기회를 얻게 된다.

◇毒이 될 수도

아이폰X 출시가 애플에 위기를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은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내놓는 신제품 흥행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LG전자 V30 등 경쟁사 제품이 먼저 출격한다. 아이폰X 글로벌 출시가 11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애플보다 최소 한 달 이상 앞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가격도 위험요소다. 아이폰X 64GB 모델 미국 가격은 999달러(약 113만원)다. 세금까지 포함하면 1000달러를 훌쩍 넘긴다. 역대 아이폰 중 최고가다. 지금까지 아이폰 기본 용량 모델이 9000달러를 넘긴 사례도 전무하다. 아이폰X 가격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낮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로이터 통신도 아이폰X 가격이 애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거란 전망을 내놨다. 1000달러는 중국 소비자 평균 월급 갑절에 달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수많은 충성 고객을 경쟁사에 내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신은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 사이에서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구매하겠다”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지속 감소 추세다.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들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에 밀리며 5위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중국에서 숫자 8이 '행운' 의미로 불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 아이폰7S를 건너 뛰고 아이폰8을 서둘러 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X이 중국 등 빅마켓에서 흥행하지 못한다면 고정비 손실은 물론, 바짝 추격해오는 화웨이에 세계 2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