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한국에 해저케이블 자회사 설립···'외국기업 최초'

미국 최대 통신사 AT&T가 해저케이블 사업을 위한 한국지사를 설립한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 지분 100%를 보유한 기간통신사를 직접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AT&T, 한국에 해저케이블 자회사 설립···'외국기업 최초'

AT&T가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한국 자회사 'AT&T 코리아 트랜스포트 서비스 유한회사' 설립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AT&T는 해저케이블 임대, 관리 사업을 목적으로 AT&T코리아를 설립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외국기업인 AT&T가 100% 지분을 소유한 형태로 신청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해저케이블 사업은 자체 설비를 활용하는 '기간통신사업'으로 분류된다. 원칙상 외국인 보유지분이 49%까지만 허용되지만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EU) 국가는 공익성 심사를 통과할 경우 지분 100% 보유가 허용된다. 100% 자회사 법인 국적은 반드시 국내에 등록하는 간접투자 방식이어야 한다.

외국통신사가 국내 100% 자회사를 직접 설립하려는 시도는 AT&T가 최초다.

앞서 해저케이블 기업인 대한리치가 외국 자본인 리치가 지분을 100% 소유했지만 직접 설립이 아닌 인수합병(M&A)이었다. 과기정통부가 AT&T코리아 설립을 허가한다면 해외 자본에 폭넓은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신호로 비춰질 수 있다.

AT&T코리아는 설립 허가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해저케이블 데이터 전송과 관리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경을 넘는 스포츠 중계는 위성 위주였지만 인터넷 망으로 1Gbps급 이상 초고속·대용량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해저케이블을 활용한 영상 전송 방식이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AT&T는 국내 지사 설립을 통해 막대한 영상 데이터가 몰리는 동계올림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포석이다. AT&T 본사는 국내 해저케이블 관문 역할을 하는 부산 송정 관제센터에 접속하는 해저케이블 지분을 1%가량 보유했다. 앞으로 효율적인 관리와 판매·임대 사업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T&T 본사가 AT&T코리아를 교두보로 삼아 국내 사업자와 교류하며 다른 통신사업 분야에 진출 또는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간통신사 면허를 얻을 경우 다른 유무선 통신 사업에도 진출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이통업계는 이르면 이달 AT&T 허가 승인 여부가 최종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의 국내 법인설립 심사 중”이라면서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