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신체 부위에 패치를 붙이면 지방이 줄어들면서 군살이 빠지는 영화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공동연구팀은 큰 쥐(rodent)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패치를 붙인 부위 지방이 20%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꾸는 약물과 피부 부착용 특수 패치를 통해 해당 부위 지방에 침투토록 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동물 체내 지방엔 백색과 갈색 두 종류가 있다. 백색은 남는 에너지를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 형태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에너지로 전환한다. 너무 많으면 몸에 해롭다.
갈색도 중성지방으로 전환한 것이지만 알갱이가 작고, 지방을 실어 열을 내는 미토콘드리아와 유적, 교감신경섬유 등이 많다. 체온 조절 기능과 대사 활성화, 지방 분해, 지방산 산화 능력이 뛰어나다.
백색지방을 지방 연소 기능을 가진 갈색지방으로 바꿔주는 약물은 여럿 있다. 연구팀은 패치에 붙은 나노 수준의 초미세 침을 통해 약 성분이 해당 부위 지방조직에만 침투토록 하는 특수 패치 기술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약물 패치를 쥐 하복부에 붙이고 3일에 한 번씩 갈아주며 4주 동안 지속하는 실험을 한 결과, 약이 없는 가짜 패치(플라세보)를 붙인 쥐에 비해 백색지방이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수치도 현저하게 낮아졌다.
전반적 대사활동을 재는 지표인 산소소비량도 약물 패치 그룹에서 20% 증가했으며, 유전자분석 결과에서도 갈색지방 관련 유전자 함량이 더 많았다.
다만 아직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여서 사람에게도 부작용 없이 이런 효과가 있는 패치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구팀은 “패치가 뱃살이나 허릿살 등 군살 빼기 같은 미용 측면에서만 아니라 비만이나 이와 관련된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