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승부처" 스마트홈 왕좌 노리는 '삼성-독자 기술' vs 'LG-협업 생태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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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홈'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는 독자 기술을 앞세운 시장 주도권 확보, LG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업으로 생태계 확산에 나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홈 시장 공략을 위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모든 가전에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다는 목표는 같다. 빅스비와 타이젠 등 독자 기술을 전면 배치한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구글, 아마존과의 협업을 강조하면서 각론에서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스마트 가전 전제품에 확대 적용한다.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로 스마트폰에 이어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을 아우르는 범용 음성 인식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스마트 가전 애플리케이션(앱)과 콘텐츠를 제어·관리하는 운용체계(OS)도 삼성전자가 주도해서 개발하는 타이젠을 선택했다. 스마트 TV와 냉장고에 이어 소형 가전까지 임베디드·IoT용 타이젠을 탑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스마트 가전 OS는 타이젠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올해가 승부처" 스마트홈 왕좌 노리는 '삼성-독자 기술' vs 'LG-협업 생태계'

LG전자는 빅스비 같은 범용 AI 서비스는 개발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그 대신 구글, 아마존 등 다른 AI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LG전자 가전에 연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동 가능한 제품은 7~8종이지만 적용 범위를 계속 넓혀 갈 방침이다. 스마트 가전 OS도 개방형 전략을 택했다. LG전자가 주도하는 웹OS뿐만 아니라 제품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 리눅스 기반 우분투 등을 활용한다. 웹OS는 스마트 TV와 냉장고, 윈도 10은 냉장고, 우분투는 로봇에 각각 적용한 상황이다.

양사 전략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독자 생태계를 강조하는 삼성전자는 시장 연착륙 시 주도권 확보에 유리하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생태계에 진입한 경쟁사도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빅스비라는 음성 인식 플랫폼으로 다른 제조사의 가전을 연결하는 삼성전자 주도 스마트홈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개방, 누구도 손쉽게 빅스비와 타이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독자 AI와 OS가 있지만 협업 생태계를 선택했다. 시장에 뛰어든 많은 플레이어와 연합 전선을 형성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빠른 시간 안에 LG전자를 포함한 구글, 아마존 '동맹' 생태계를 확산하는 데 적합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잘하는 영역은 독자 기술을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연합해서 (스마트홈 생태계를) 엮어 나갈 것”이라면서 “영역별로 특화된 AI와 IoT 전략을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전략 차이가 앞으로의 스마트 홈 시장 승패를 가늠할 척도로 보고 있다. 양사 스마트 가전 전략이 막 개막한 스마트 홈 시장 방향을 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뿐만 아니라 지멘스,밀레 등 유럽 가전 업체와 중국업체가 어떤 생태계에 합류할 지가 관건”이라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왕좌를 가리기 위한 전략 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 홈 사업 전략 비교

자료:업계 취합

"올해가 승부처" 스마트홈 왕좌 노리는 '삼성-독자 기술' vs 'LG-협업 생태계'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