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구테흐스 유엔총장에 '북핵' 대화 중재 요청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유엔사무국으로 이동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와 만나는 등 3박 5일 간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정상이 취임 첫해에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현지시각) 미국 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현지시각) 미국 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에 따른 한반도 위기 해법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9일 만에 유엔 안보리가 제재 결의안을 신속 채택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철저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유엔 사무총장의 대화 중재 노력을 당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엄중함에 비추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눈여겨봤다며, 군사 해법이 아닌 외교에 의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이 자리에서 대북 특사 등 구체적인 방식이 거론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요청이 남북 또는 북미대화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모두 포함하는 중재 노력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방위비 분담금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가) 과거에는 전적으로 미국에 맡겨놓고 우리는 따라가기만 하는 처지였는데, 이젠 우리가 나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통과되도록 하는 등 같이 하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을 걱정해줬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며 “주한미군 기지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이나 미국이 공동의 이익을 가지지만, '방위비를 더 분담해라', '충분하다' 등의 이런 논란은 두 나라 사이에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미 FTA를 놓고도 서로 유리하게 하겠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정도의 입장 차이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한·미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잊지 않았다. 앞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물론이고, 동포들에게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게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